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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성추행 쉬쉬' 요양병원‥신고·시위하자 "보상금 말해보라"

[제보는 MBC] '성추행 쉬쉬' 요양병원‥신고·시위하자 "보상금 말해보라"
입력 2021-12-07 20:27 | 수정 2021-12-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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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경기도의 한 요양 병원의 입원실에서 60대 여성 환자가 70대 남성 환자에게 성 추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피해 환자는 병원에서 아무런 조치도 해주지 않고, 주변에 알리지도 말라고 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는데요.

    가족들이 항의를 하자, 병원 이사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면서 보상금을 말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수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동두천의 한 요양병원.

    지난달 29일 밤 11시 반쯤, 한 60대 여성 환자가 잠결에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 병실에 들어와 몸을 만지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영감(가해자)이 딱 서 있는 거야. '아~악' 하고 고함 질렀다니까‥ 내 몸을 더듬고 하는데 무슨 말이 나오겠어요? 고함 소리 밖에 안 났어요."

    고함 소리에, 당직인 남성 간호사가 달려와 가해자를 데리고 나갔는데, 가해자는 맞은편 방 70대 남성환자였습니다.

    그런데 조치는 그게 전부였습니다.

    [피해자]
    "(간호사에게) 그 사람 나한테 어떻게 한 줄 아느냐, 온몸을 다 만지고 그랬다고, 그러니까 '자기가 (다른) 간호사한테 이야기했다'고‥ 그 소리 밖에 안 해."

    다음날 가해자인 남성 환자는, 버젓이 피해자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피해자]
    "이튿날 나한테 김을 가져온 거야, 먹으라고‥ 김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어요? '나가라, 빨리 나가라'‥ 지금도 소름 끼친다니까‥"

    피해자는 결국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동료 환자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자 아들]
    "(병원 직원들이) '아무 것도 아닌데 왜 아들한테 연락하냐, 경찰에 왜 신고하냐' 그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자꾸 쉬쉬하고‥"

    가해자가 그대로 입원 중이어서 오히려 피해자가 불안한 나머지 퇴원을 해야 했습니다.

    가족들은 퇴원날과 다음날 병원을 찾아갔지만, 책임자 누구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원무과장은 전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병원 원무과장(전화)]
    "섣불리 시위 또는 매스컴으로 병원 이미지 훼손을 시키게 되면 로펌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에 상응하는 법적 대응을‥"

    두 아들은 피켓을 걸고 병원 앞에 섰습니다.

    일흔이 다 된 피해자도 차가운 병원 계단에 앉았습니다.

    시위를 시작하자 그제야 병원 이사장이 나타났습니다.

    [병원 이사장]
    "병원 측에서 사과할 일은 아닙니다. 정신적인 보상을 얼마 해 주시오 한다든가. 나한테 쿨하게 얘기를 해보시라 이거에요. 이 기회는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예요."

    [피해자 아들]
    "저희가 돈을 받으려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니잖아요. 대화를 하자고 부른 건지 겁을 주려고 부른 건지‥"

    해당 요양병원은 이사장의 가족과 지인들이 의료기관 종사자들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맞던 지난 3월, '새치기 접종'을 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병원에 계속 머물다 최근에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해자는 "치매 증상이 있다"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측은 "피해자의 경찰 신고를 막은 적은 없다"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니 경찰에 문의해라"고만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 취재: 나경운·이관호 / 영상 편집: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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