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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교사 "나를 때려라" 한 뒤 촬영‥"정서 학대"

특수학교 교사 "나를 때려라" 한 뒤 촬영‥"정서 학대"
입력 2021-12-09 20:31 | 수정 2021-12-0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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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특수학교에서 교사가 장애학생에게 자신을 때리라고 지시하고, 자신이 폭행당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했습니다.

    전후 사정을 알게 된 부모는 정서 학대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전북의 한 특수학교 교실.

    [교사]
    "다시 해. 다시 해 빨리, 다시 해."

    교사가 소리를 지르자, 한 학생이 교사의 얼굴을 연신 손바닥으로 때립니다.

    교사는 양팔을 내린 채 그대로 뺨을 맞으며, 계속 학생을 다그칩니다.

    더 이상 때릴 수 없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워하던 학생이 끝내 교사의 목을 팔로 안아 버리는데도, 교사는 오히려 학생을 밀치며 더 때리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교사]
    "똑바로 해 봐. 더 해봐!"

    때리는 학생은 자폐성 장애 2급인 A군.

    교사는 옆에 있던 다른 장애학생에게 이 모습을 촬영하도록 시켰습니다.

    3분 분량의 영상을 본 학생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생 어머니]
    "더 하라고 하고, 더 하라고 하고. '선생님, 그만하고 싶어요…' 안기잖아요. 근데 밀치면서 다시 하라고 하잖아요. 너무 속이 상하고, 잔인할 정도로…"

    교사는 A군이 다른 학생을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자신까지 때렸는데, 학부모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상담하기 위해 상황을 재연해 촬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어머니는 교사가 자신에게 보여준 영상은 교사의 고함소리가 지워진 앞부분 몇 초에 불과하다며, 교사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학생 어머니]
    "학부형을 불러다 놓고, 아이가 오늘 이런 행동을 했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이거는 학대지…"

    [최창현/장애인인권연대 대표]
    "피해 장애 학생한테 폭력을 강요하죠. 전형적인 장애인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부터 등교를 중단한 학생과 어머니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고, 전북경찰청에 교사를 정식으로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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