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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인 1조' 인건비 더 줬더니‥원청 퇴직자들이 재취업

[단독] '2인 1조' 인건비 더 줬더니‥원청 퇴직자들이 재취업
입력 2021-12-10 20:06 | 수정 2021-12-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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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김용균 씨 죽음 이후 원청업체는 2인 1조 근무를 원칙으로 정하고 하청업체에 인건비를 올려주었습니다.

    이 돈으로 누구를 뽑았나 보았더니 원청업체의 퇴직자들이었습니다.

    석탄 작업을 하던 이들이 아니다 보니 사람만 둘이지 현장에선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합니다.

    차주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년 전 김용균 씨는 캄캄한 작업장에서 사고 5시간 만에 발견됐습니다.

    하청업체는 사람 뽑을 돈이 없어서 2인 1조가 아니라 혼자 일 시켰다고 했습니다.

    사고가 난 뒤 원청업체인 한국전력 5개 발전 자회사들은 하청업체에 인건비를 더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돈으로 사람을 제대로 뽑았을까?

    김용균 씨가 일하던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은 태안에서만 현장 작업자 70명을 새로 뽑았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3명이 원청업체 퇴직자들입니다.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동발전.

    한국전력 5개 자회사 중 한 곳만 뺀 4개 회사 퇴직자들이 줄줄이 하청업체에 재취업한 겁니다.

    태안 한 곳만 이러니, 전체 다 합하면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퇴직자 대부분은 원래 관리직이고 나이도 많아, 젊은 신입 직원들보다 연봉이 두 배 정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 작업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정세일/故 김용균 씨 회사 동료]
    "석탄 취급 설비를 전혀 하지 않은 분들이 오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람만 한 명 붙어 있을 뿐이지, 2인 1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되고 있는 겁니다."

    인건비만 이상한 게 아닙니다.

    5개 발전회사들은 하청업체에 주는 안전관리비도 올려줬다고 밝혔습니다.

    이 돈은 제대로 썼을까?

    하청업체의 안전관리비 집행내역입니다.

    안전관리자 인건비로 총 674만 원을 썼는데 좀 이상합니다.

    분기 결산월인 3월, 6월, 9월에만 지출됐고, 금액도 440만 원, 191만 원, 41만 원으로 들쭉날쭉합니다.

    노조가 따져 묻자, 회사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진재성/故 김용균 씨 회사 동료]
    "'1번 항목이 뭐예요?' 파트장이 당당하게 '어 그거는 회사 수입으로 잡힌 거예요.' 아니 안전비용이 회사 수입으로 잡혔다고요? 우리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안전비용이 회사 수익으로 잡혔다고요?"

    김용균 씨의 한 달 월급은 226만 원이었습니다.

    원청은 인건비로 522만 원을 줬지만, 300만 원을 하청업체가 중간에서 챙겼습니다.

    이런 인건비 착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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