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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괴롭힘'에 숨진 캐디‥'산재'는 불인정 '왜?'

'직장 괴롭힘'에 숨진 캐디‥'산재'는 불인정 '왜?'
입력 2021-12-11 20:25 | 수정 2021-12-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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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난해에는 20대 골프장 캐디가 관리직원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특수고용직으로는 처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다는 소식, 올해 초에 전해드렸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유족이 낸 산업재해 신청이 거절당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故 배 씨 전 직장동료]
    "(관리자가 무전기로) '너 때문에 뒤에 다 망했다, 빨리 가라. 뛰어라. 뚱뚱해서 못 뛰는 거 아니지 않냐'. 주기적으로 '너 살 뺀다면서 살 안 빼?' 밥 먹는데…"

    골프장 캐디로 1년 남짓 일했던 28살 배 모 씨는 관리자인 '캡틴'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故 배 씨 전 직장동료]
    "20-30명 정도가 다 듣는 전체 무전이었고, 존중이라는 것 자체도 없고 반말은 기본이면서…"

    결국 배 씨는 "제발 사람들 괴롭히지 마세요". "저를 밑바닥까지 망가뜨려 주신 건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같은 글을 남기고 지난해 9월 숨졌습니다.

    숨진 배 씨 사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습니다.

    특수고용직 종사자로선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업재해를 인정해 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은 아홉 달 만에 거절당했습니다.

    배 씨가 두 차례에 걸쳐, "산재보험 적용에서 제외해도 된다"는 신청서를 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故 배 씨 유족]
    "(회사에서는 동생이) '원래 이상했다' 이런 식으로 2차 가해만 계속 가해왔기 때문에, 다들 저희 동생한테 책임을 묻는 듯한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많이 억울하기도 하고, 미안하고…"

    하지만 이 신청서는 회사 측의 압박으로 썼다는 게 동료들의 증언입니다.

    [故 배 씨 전 직장동료]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 한 장을 예시로 만들어줘요. '이거랑 똑같이 써라, 이거랑 똑같이 쓰고 서명을 해라'…그냥 강제였어요."

    지난 7월부터는 이런 신청서가 있더라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법이 바뀌었지만, 소급 적용되진 않습니다.

    [강은희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회사 측에서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에 대해 작성을 요구했을 시에 근로자가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기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1년이 넘도록 회사 측의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유족들은 가해자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건국대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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