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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여성이 성폭력 진술했는데도‥체포 안하고 풀어줬다

멍든 여성이 성폭력 진술했는데도‥체포 안하고 풀어줬다
입력 2021-12-13 19:58 | 수정 2021-12-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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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신변 보호 대상인 여성의 집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서, 여성의 어머니를 숨지게 한 사건,

    경찰이 이미 나흘 전에 감금 신고를 받고 범인을 조사하고도, 그냥 풀어준 사실이 드러났죠.

    경찰은 당시 여성의 얼굴에 있는 멍을 확인했고, 성폭력을 당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족들은 경찰의 이런 미온적인 대처가 결국 끔찍한 범죄로 이어졌다면서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먼저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피해 가족 중 어머니에게, 딸의 친구가 연락해 왔습니다.

    "감금당한 채 맞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딸이 무사한지 확인해보라는 겁니다.

    가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충남 천안에 이어 대구까지 추적한 끝에, 이 딸과 함께 있던 26살 이모씨를 찾았습니다.

    [유가족]
    "주먹으로 얼굴을 2-30대 정도 맞았어요.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고막이 좀 찢어졌다, 멍이 들었다…"

    경찰은 피해 여성 눈가에 든 멍을 확인해 사진까지 찍고도 이씨를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서까지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가 진술만 받고 그냥 풀어준 겁니다.

    당시 피해여성은 이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입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이씨의 거주지인 천안의 관할 경찰서로 해당 진술을 넘긴 게 전부였습니다.

    [유가족]
    "경찰 진술서 작성할 때 분명히 얘기를 했어요. 입건도 안 된 거예요. 그게 말이 되냐고요. 피해자 중심이라고 난리를 치는데, 어떻게 그게 입건이 안돼요."

    결국 나흘 뒤 이씨는 렌터카를 몰고 피해자 집을 찾아와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경찰은 "미리 이씨를 체포하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도, "휴대전화도 제출하고 조사에 협조적이어서 긴급체포 여건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씨는 경찰에서 피해자와 연인 사이라고 주장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연인 사이가 아닌데다 이씨가 피해자 휴대전화를 부순 뒤 데리고 다녔는데도,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유가족]
    "(아이가) 지금 휴대폰도 없고 도망을 못 가는 상황이어서 경찰에서 데려온 거거든요. 분명하게 납치, 감금이 의심되는 상황이잖아요. 체포를 했어야죠. 그러면 이 사단이 안 났잖아요."

    경찰은 현재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이씨에게 감금과 성폭력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내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이씨의 이름과 얼굴 등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박주일, 강재훈, 최인규 / 영상편집: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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