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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17살 소녀를 이모부가 성추행‥"가족들 합의 강요에 더 큰 상처"

[제보는 MBC] 17살 소녀를 이모부가 성추행‥"가족들 합의 강요에 더 큰 상처"
입력 2021-12-15 20:25 | 수정 2021-12-1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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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어릴 때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17살 소녀가 MBC에 도움을 청해왔습니다.

    부모한테는 상습적으로 매를 맞고 몹쓸 어른들한테 세 번이나 성폭행을 당했는데, 심지어 도움의 손을 내밀었던 이모부에게마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오히려 소녀의 탓을 하면서, 선처를 하라고 압박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가족 내에서 성폭력이 벌어졌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움은커녕 오히려 2차 가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버지에게 텔레비전 리모컨으로 폭행당하는 아이의 모습.

    웹툰 작가가 꿈인 17살 혜수(가명)가 자신을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

    쌍둥이 언니는 물론 어머니도 폭력의 피해자였지만, 자매를 지켜주진 못했습니다.

    [혜수(가명)]
    "(어머니도) 아빠를 이해하자는 쪽으로 점점 되시더라고요.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돼 버린거죠."

    중학교 시절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30대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혜수를 탓했다고 합니다.

    [혜수(가명)]
    "(아버지가) 이건 창피한 거라면서‥ 해바라기 센터에 (신고)가려고 한다고 뺨을 맞았어요. 침대 구석에 몰려서 계속 맞았어요."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으려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다시 성폭력을 당하는 기막힌 일까지 당했습니다.

    [혜수(가명)]
    "제 주위엔 아무도 없는 거 같고, 희망이 아예 안 보인다고 생각을 해서‥"

    집을 나와 혼자 지내다, 지난 7월 사촌동생들 만나러 이모부 집에 갔습니다.

    "(이모부가) 흑맥주 캔 같은 걸 잔뜩 준비해놓고 있더라고요. 어른이 주는 술은 먹어도 된다면서‥"

    자신의 아픈 상처를 털어놨습니다.

    "(이모부가) 그런 것도 다 버텨왔으니까 나중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토닥여주고‥ 이렇게 믿을 만한 어른이 내 옆에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러던 이모부는 혜수가 잠들자 돌변했습니다.

    "이모부가 제 바지와 속옷을 벗기고. 생전 처음 보는 짐승 같은 모습으로 저를 그렇게 하고 있어서. 너무 무서워서‥"

    "도망간 네 이모로 착각했다" "이혼소송 중인데, 이 일까지 겹치면 목숨을 끊어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모부 (지난 7월)]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요? 왜 말을 못하는 거예요?)
    ""없던 걸로 하자고. 네가 성폭력 얘기한 거잖아. 그냥 정신이 나가고. 술도 먹었고."

    새벽에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지만 "양육할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이모부는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이모부는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탄원서를 써달라고 했고, 친척들도 오히려 혜수를 압박했습니다.

    [친척 (지난 8월)]
    "아르바이트 3~4개 할 거, 1~2개만 하고 살 수 있잖아. 이모랑 할머니도 안 보고 너 그렇게 혼자 단독으로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부모에게 버려져 친척집을 전전했던 은영씨 역시 10살 때부터 삼촌에게 여러차례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 용기를 내 삼촌을 고소했지만 할머니는 은영(가명)씨를 폭행했습니다.

    [은영(가명)]
    "(할머니가) 뺨을 스무대인가 쳤어요. 실핏줄이 다 터지도록‥ 예뻐서 만진 걸 가지고 왜 동네 이상한 소문 돌게 하냐"

    연락이 끊겼던 아빠까지 삼촌과 함께 합의금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은영(가명)]
    "(삼촌의) 재판 이틀 전이요. '2천을 현찰로 들고 왔으니까 받아라'‥'너 이돈 받고 없던 일로 해' 이런 걸로 들리는 거예요."

    가족간의 성폭력에서조차 법원이 '합의 여부'를 감형 사유로 인정해주다보니, 주변 가족들의 압박으로 재판까지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권지현/성폭력예방치료센터장]
    "(합의가) 피해자에게 2차 피해로 느껴질 수 있을 만큼의 상황에 대해선 (감형이 아니라) 가중처벌해야되는 사유가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합니다.

    [혜수(가명)]
    "창피해야 할 건 가해자니까, 저 같은 어린 애도 버티고 살고 있으니까‥ (성폭력 피해자들이) 저를 보고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유다혜 / 삽화: 혜수(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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