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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양효걸

[거리의 경제 11편] "2등은 없다"‥'넷플릭스'가 만드는 세상 / 한계비용과 슈퍼스타 효과 완벽정리

[거리의 경제 11편] "2등은 없다"‥'넷플릭스'가 만드는 세상 / 한계비용과 슈퍼스타 효과 완벽정리
입력 2021-12-18 20:26 | 수정 2021-12-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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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경제와의 거리를 좁히다 거리의 경제입니다.

    이른바 K-드라마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이 거대 인형 기억나시죠?

    오징어 게임은 물론이고요.

    최근에는 드라마 지옥도 큰 인기를 얻었죠.

    이렇게 시쳇말로 소위 '대박'이 난 배경에는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의 힘도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점점 세계는 하나로 연결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연결이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 리포트 ▶

    Q. 보니까 재료가 들어가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아요.

    [ 이경민 / 케이크 가게 운영 ]
    "주재료는 달걀, 설탕, 밀가루, 버터, 우유 이렇게 들어가고요. 거기에서 부재료들 들어가고.."

    Q. 고정비랑 이런 거 하나 더 만들 때 비용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 이경민 / 케이크 가게 운영 ]
    "케이크 하나가 만약에 만원이라고 했을 때 보통 딱 고정비로 들어가는 게 한 20% 정도가 되고요. 하나씩 더 만들 때마다 이제 재료비가 거기서 더 추가적으로 한 3-40% 정도 추가가 되는 거죠."

    이렇게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한 단위 더 만들 때,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을 경제학에선 한계비용(Marginal Cost)이라고 합니다.

    임대료 같은 고정 비용은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그대로기 때문에, 보통은 대량생산을 할수록 한계비용은 점점 내려가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제품의 종류에 따라 때로는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워 지는, 즉 하나를 더 만들 때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그게 무엇일까요?

    지금 보시는 건 1980년대 서울 노량진의 학원가 모습입니다.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해 줄을 서는 일도 많았고요. 심지어 밤을 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창살 사이로 돈뭉치 건네며) 3타임, 000쌤이요."
    "뭐하는 거야! 뭐하는거야 학생 이거!"
    "(번호표를) 돈 주고 산 거예요. 거의 10만 원 쓴 거 같아요. 재수생의 비애죠."
    “마감되었습니다. (OMR카드 찢으며) 마감됐다고요!! (눈물 훔치며) 바로 앞에서 마감될 줄 몰랐거든요."

    그리고 한 교실에 수백 명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요 칠판 글씨도 안보이고요."

    당시 학생 수가 많기도 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몰렸던 건, 직접 학원에 와야만 강의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내가 말하는 걸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돼."
    "집중력 싸움이야!"

    그런데, 여기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학교와 학원이 집으로 오는 시대가 열리겠구나!"

    밀레니엄 열풍이 불던 2000년 7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사교육 업체가 문을 엽니다.

    이제, 강의를 한 번만 해도 전국 어디에서나 동시에 볼 수 있게 됐고, 추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한번 만들어 놓은 강의는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한 번 더 시청할 때 드는 비용, 즉 한계비용이 점점 0으로 수렴한 겁니다.

    [손주은/ 인터넷 강의업체 대표 (2008년 인터뷰)]
    "내가 해서 안 되는 경우는 없다?"

    [이범/인터넷 강의업체 공동창업자 (2008년 인터뷰)]
    "돈이 막 빨려들어간다. 그 한 가운데서 제가 깔대기 같은 데서 입을 벌리고 돈을 이렇게 받아 먹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구 스타 강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누구나 동시에 같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다보니, 최고만 살아남게 된 겁니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선 ‘슈퍼스타의 경제학 (Economics of Superstar)’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슈퍼스타 효과는 스포츠(손흥민), 공연(BTS) 등 많은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고요.

    최근 오징어 게임의 열풍도 이런 슈퍼스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슈퍼스타 효과의 밝은 면 뒤에는 그늘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저는 지금 수도권의 한 학원에 나와 있는데요. 현재 상황 어떤지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 강경모 / 어학원 운영 ]
    "코로나라는 사태가 가속화 되니까 너무 힘든 거죠. 수치상으로 보면은 매출이 거의 50%에서 70%까지 떨어진 상황이라서 고정 비용까지 치게 되면은 수익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못 넘고
    마이너스를.. "

    Q. 그러면 주변에 학원 하시는 분들 사정은?

    [ 강경모 / 어학원 운영 ]
    "다들 힘들어하고. 개중에 이제 폐업한 사람들도 있고. 오히려 이제 이걸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폐업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고."

    [ 강경모 / 어학원 운영 ]
    "온라인 클래스가 가중화 시킨 건 확실히 있죠. 온라인 같은 경우는 콘텐츠 하나만 만들어도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볼 수가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도 큰 무리가 안 되거든요. 소규모 학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어떤 온라인으로 변하는 거 자체가 조금 잔인한 위기가 될 수가 있죠 저희들한테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는 ‘슈퍼스타 효과’를 가속화하고, 점점 더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는 겁니다.

    이젠 의료나 외식업같이 복제가 어려운 서비스를 제외하면 양극화에 내몰리기 쉽습니다.

    그마저도 로봇과 AI가 서서히 대체하게 되면, 슈퍼스타 효과가 밀어낼 수 있는 일자리를 점점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 이인호 /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옛날 같으면 2등, 3등들도 돈을 벌고 고용이 됐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된다는 거죠. (승자 이외 계층에)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줘서 다시 기회가 있고. 그러면 시장에서 경쟁이 지속될 테고 성장 동력도 가져올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새로운 기회, 그런 정보를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는데 치중을 해야 되고."

    오징어 게임 같은 우리 드라마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건 참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열풍의 이면에는 코로나가 불러온 비대면 플랫폼들의 초고속 성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이 만드는 ‘초연결 사회’와 잇따른 ‘슈퍼스타’들의 출현은,

    오히려 우리에게 '부의 집중'과 '대량 실업'과 같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거리의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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