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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통계 경찰관들의 면허학원 투자?‥"배당금 수천만 원은 뇌물"

[단독] 교통계 경찰관들의 면허학원 투자?‥"배당금 수천만 원은 뇌물"
입력 2021-12-21 20:10 | 수정 2021-12-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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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은 경찰이 관리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문제가 없는지, 또, 교육이나 시험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 감독을 하는 건데요.

    이렇게 감독을 해야 할 경찰들이 자신이 관리하는 운전면허학원의 대표한테 수천만 원을 투자하고, 배당금 명목으로 매달 수백만 원씩을 받아오다 적발됐습니다.

    투자 수익률이 연 20%가 넘었다고 합니다.

    임명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중장비 운전학원.

    지난해 이 학원은 수강생 2천여 명에게 교육이수증을 허위 발급해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전 씨/학원 대표]
    "명백하게 (허위) 수료 부분은 이미 그걸로 인해 가지고 실형 다 받고 학원 정지도 먹었고…"

    그런데 경찰이 확보한 학원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메시지가 발견됐습니다.

    하 모 경위와 노 모 경위에게, 이번 달 '투자 이익금'을 얼마씩 배분한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나온 겁니다.

    실제로 서울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의 교통계 소속 현직 경찰이었습니다.

    이 학원 대표 전 씨는 경기도에서 운전면허학원 한 곳과 중장비학원 두 곳을 운영해 왔는데, 운전면허학원을 관리감독하는 지방경찰청 교통계 경찰관들에게 돈을 보낸 겁니다.

    조사 결과 두 경찰관은, 지난 2018년 초 감독 대상인 운전면허학원 대표의 중장비학원에 각각 8천만 원씩 투자했습니다.

    이후 작년 말까지 3년 동안 배당금 명목으로 매달 수백만 원씩 약 6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연 23%의 높은 수익을 올린 건데, 배당금은 대부분 현금으로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투자자 명부에 현직 경찰관들 이름은 올리지 않고, 대표 전 씨 이름으로 차명투자했습니다.

    [전 씨/학원 대표]
    "원래 지분(명부)에 올려야 하는데, 지분에는 올리지 않았었죠. 최고 많이 줬을 때가 한 달에 500만 원…"

    경찰은 이들 두 명의 경찰관들이, 운전면허학원 대표로부터 배당금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면허학원에 대한 정기감사 등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 줬다는 겁니다.

    [노 경위]
    "'감사'라고 해서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니에요. 제가 억울한 거는 왜 뇌물로 되는 건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어요."

    전 대표와 두 경찰관들은, 업무와 상관없이 등산모임에서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 경위]
    "업무 연관성도 없고 사업 관계에서 좀 부족하다는 거 빌려준 건데… 이렇게 그냥 휩싸이게 되니까 약간 억울한 면도 있죠."

    의혹이 불거진 뒤, 노 경위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지구대로, 하 경위는 서울 노원경찰서로, 각각 대기발령 조치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두 경찰관과 학원 전 대표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C뉴스 임명찬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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