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자동차부품 업체 회장이자 주요 스포츠협회 회장인 이모 회장의 성폭력과 갑질 의혹, 어제에 이어 연속 보도합니다.
이 회장이 여성 비서에게 마흔 번 넘게 안마를 시키는 등 성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증거 녹취와 피해자의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요.
피해자에게 안마뿐 아니라 또다른 부적절한 요구도 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거부하자 갖은 방법으로 괴롭힘을 일삼았다고 하는데요.
그 엽기적인 행각을 먼저 신재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회장실 안에 벽처럼 보이는 회전문이 열리면, 숨겨진 응접실이 나옵니다.
회장은 회사에서는 이 응접실 소파에 누워 안마를 받았습니다.
[이 모 회장 (2019년 9월 19일, 회장실 녹취)]
"여기 주물러줘. 아니, 안쪽‥ 거기는 딱딱하지 않니? 어 거기‥ 조금만‥"
[피해 직원]
"저를 아래 위로 훑어보세요. 그리고 눈 시선이 발로 고정이 돼요. '스타킹을 신었냐 안 신었냐' 확인까지 하시는 경우가 거의 뭐 오시면 (항상)…"
사적인 심부름을 핑계로 자꾸 사택으로도 오게 했습니다.
[이 모 회장 (2018년 7월 3일, 회장 사택 녹취)]
"나중에 그럼 토요일날 낮에 (사택에) 와서 정리 좀 하자. 내가 여기서 옷 정리를 못하겠더라고 힘들어서‥"
[피해 직원]
"'서재에 핸드폰 충전 케이블 길이를 잘 모르겠다‥ 그걸 봐달라', '집에 러그를 바꾸려고 하는데, 러그 사이즈 봐 달라'고 집에 올라오라고‥"
그러면서 회장은 '원하는 걸 해주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했습니다.
[이 모 회장 (2018년 7월 3일 회장 사택 녹취)]
"니가 센스가 있으면 냉면은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거든. 그런 걸 니가 좀 배웠으면 좋겠어. 그런 거 하면 집 사달라는 거 빼놓고 내가 다 해줄게 진짜‥"
요구를 거절하자, 돌아온 건 모욕적인 괴롭힘이었다고 합니다.
'한 손으로 내 손을 잡고 한 손에 동그랗게만 코 푼 휴지, 입 닦은 휴지를 꼭 쥐어주신다. 역겹다.'
'계속 다닐 거냐. 나 엄청 까다롭다. 앞으로 더 괴롭힐 수 있다. 각오 단단히 해라.'
퇴근 뒤 밤늦게 SNS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도 자주 왔습니다.
'뻑하면 잠 안 온다고 전화 온다. 목소리는 평소 사무실에서의 목소리와는 다른..'
사무실에선 폭언이 일상적이었다는 게 비서의 말입니다.
[피해 직원]
"복숭아가 떨어지면(없으면) 너무 화를 내시거든요. 에이x는 다반이고 에이xx부터 시작해서‥ 그런 말을 하시면서 소리를 지르시니까‥"
상사들에게 도움을 청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고 합니다.
'하라는 대로 해도 소리 지르고 '야! 이것도 못해!!', '니가 할 줄 아는 게 뭐 있냐!!''
결국 비서는 극심한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살아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나도 남의 집 귀한 자식이다. 제발 그만해라 제발 그만 좀…'
이 회사가 홈페이지 올려놓은 핵심가치는 정직, 사람 중심, 사회적 책임입니다.
[이 모 회장 (2018년 7월 3일 녹취)]
"우리 회사 핵심 가치 알지? 정직, 사람 중심, 사회적 책임. 나는 그 사회적 책임이라는 게‥"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박혜린 / 삽화: 임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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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재웅
[단독] "집 빼고 다 해줄게"‥거절하니 손에 '코 푼 휴지'
[단독] "집 빼고 다 해줄게"‥거절하니 손에 '코 푼 휴지'
입력
2021-12-24 20:17
|
수정 2021-12-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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