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지윤수

[단독] 한 올이 아까운 탈모환자‥멀쩡한 4천 모 날렸는데 환불이면 끝?

[단독] 한 올이 아까운 탈모환자‥멀쩡한 4천 모 날렸는데 환불이면 끝?
입력 2021-12-27 20:24 | 수정 2021-12-27 20:26
재생목록
    ◀ 앵커 ▶

    탈모 해결을 위한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 바로 모발이식 수술이죠.

    뒤쪽에 있는 머리카락을 뽑아서 탈모 부위에 이식을 하는 방법인데요.

    한 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받았던 탈모 환자들이, 모발이 자리 잡지 못해서, 치료는커녕 아까운 머리카락만 날리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만 열 명이 넘는데요.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년 동안 탈모로 고통받던 40살 박 모 씨는, 작년 7월 서울 송파구의 한 모발이식 전문 병원을 찾았습니다.

    450만 원을 내고 6시간에 걸쳐 뒤쪽 머리카락 4천2백 모를 뽑아 앞이마로 옮겨 심었습니다.

    [박 모 씨]
    "탈모라는 게 외적으로 볼 수 있는 첫인상인데. 남들은 뭐 말로 안 하지만 속으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많이 위축되고…"

    하루하루 상태를 기록하며 석 달을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머리카락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분은 정말 특이한 케이스다. 100명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케이스다.' 하루하루 고역이었죠."

    9달이 돼서야, 병원은 자신들이 쓴 소독약 때문인 것 같다며 재수술을 제안했습니다.

    [병원 관계자(지난 3월)]
    "살균을 철저히 하려고 소독약을 잠깐 바꿨었어요. 근데 그 시기에 하신 분들의 (모발) 생존율이 대체로 떨어지시더라고요."

    탈모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이 병원 피해자만 10명 넘게 있었습니다.

    이 환자도 부분마취 주사를 160발 맞아가며 3천 가닥을 옮겨심고, 머리카락이 나도록 돕는다는 '혈액성분 주사'까지 맞았지만, 고작 30모, 1%만 머리카락이 올라왔습니다.

    [방 모 씨]
    "피를 계속 뽑으면서 주사를 맞아요. 다들 아프고 힘들어도 머리가 한 올이라도 잘 난다고 하면, 다들 참거든요."

    병원 측은 6개월 지나도록 환자가 특이한 경우라고 둘러댔다고 합니다.

    [방 모 씨]
    "(처음에) 제 잘못인 줄 알았어요. 나는 머리도 없는데, 체질도 안 좋아서 머리도 안 심어지는구나…"

    환자들은 이미 머리카락 수천 가닥을 날린 데다, 재수술은 모발이 나는 비율이 더 낮아집니다.

    [박 모 씨]
    "웨딩촬영도 다음 달에 진행되는데, 모자를 쓰고 사진 찍을 수도 없으니… 인위적으로 4천2백 모가량을 뽑은 상태고, 그게 없어진 게 너무나도 후회스럽고…"

    병원 측은 소독약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고, 피해자들의 수술비를 모두 환불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병원 관계자]
    "보통 모발이식은 그걸(소독약) 잘 안 써요. 외국 같은 데는 그걸 쓰거든요. 좋다 해서 썼는데, 또 잘 나는 사람은 잘 나고…"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사라진 수천 가닥 머리카락에 대해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병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방 모 씨]
    "매일매일 거울을 봐요. 하루에도 몇 번, 10분에 한 번 계속 봐요. 그냥 다 싫고 막 쥐어뜯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어요. 머리카락 전부 다를…"

    MBC 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이상용 / 영상편집: 신재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