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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좀 살려주세요" 2년을 참고 버틴 여행사 사장 이야기

"저희도 좀 살려주세요" 2년을 참고 버틴 여행사 사장 이야기
입력 2021-12-28 20:09 | 수정 2021-12-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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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 때문에 특히 힘들어진 업종 중 하나가 여행업입니다.

    그런데 영업제한 같은 정부의 행정조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실보상을 받지도 못합니다.

    대체 그들은 어떻게 버티어내고 있을까요?

    윤상문 기자가 어느 작은 여행사 대표의 생존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용산구의 여행사 대리점 사무실.

    손님이 끊긴 지 벌써 2년째입니다.

    직원 두 명은 코로나가 터진 직후인 작년 4월과 5월 모두 그만뒀습니다.

    사장 혼자 사무실을 지킵니다.

    [박연/여행사 사장]
    "저 같은 경우는 문 닫고 안 나온 적도 많아요. 나와봤자 전화 한 통 안 오니까."

    하지만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임대계약에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지하 2층 작은 사무실의 임차료와 관리비가 매달 160만 원.

    계약할 때만 해도, 코로나가 3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좀 깎아 달라고 얘기를 해봤어요. 못 내기도 하고. 계속 적자예요. 보증금에서 다 내니까 몇 번 얘기해도 안 깎아주더라고요. 그렇다고 내보내주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싼값에 국내 골프여행이나 기차여행 같은 상품을 팔았습니다.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매출액은 1천만 원.

    "실제 1천만 원 매출이 마진이 얼마겠어요. 골프도 가령 4명 이렇게 두 팀 끊잖아요. 그러면 액수는 많지만, 실제로 1인당 남는 게 2~3만 원 이렇잖아요."

    그러다 마지막 희망이 생겼습니다.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습니다.

    입국자 격리가 면제되기 시작하면서, 해외여행 예약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딱 한 달 만에 꿈이 날아갔습니다.

    일상회복이 중단되면서, 예약이 전부 취소됐습니다.

    "얼떨결에 어쩔 수 없으니까 참아오고 했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되니까 이번에는 진짜 기운이 좀 빠져요. 다시 이제 여행이 시작되나 하고 좀 이번에 되게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하지만 여행업은 정부의 손실보상도 받지 못합니다.

    영업시간 제한 같은 직접 행정조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바로 매출이 제로가 됐어요. 예약 들어온 것도 다 취소됐는데, 정부에서는 아무런 그거에 대해서 보상을 안 해주는 거죠. 이건 말이 안 되고 말장난인 거죠. 용어가 다르다고 해서 이게 실제적으로 아닌 게 아니잖아요. 분명히 정부에서 그런 (격리)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여행을 못 가고 안 가는 거잖아요."

    2년 사이 빚은 7천만 원이 됐습니다.

    이번에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방역지원금 100만 원이 전부입니다.

    "저희를 시스템 안에 좀 넣어줬으면 좋겠어요. 다른 업종만큼만 신경을 써주면 이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여행업이 사람이 적어서 그러나, 우리 말로 '표가 안 돼서 그러나' 그 얘기 저희끼리 많이 해요."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이세훈, 한재훈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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