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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올리세요"…쿠팡 노동자들이 쓰러진다

"속도 올리세요"…쿠팡 노동자들이 쓰러진다
입력 2021-01-15 07:30 | 수정 2021-01-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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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쿠팡물류센터에서 밤샘 근무를 마친 50대 여성 일용직 노동자가 회사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 해 5월부터 전국 곳곳의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3명이 밤샘 근무를 한 뒤 잇따라 숨졌는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는 건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1일 새벽, 쿠팡물류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된, 51살 여성 최 모씨가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 반까지 밤샘 작업을 한 뒤 들른 화장실, 최 씨는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5월엔 인천물류센터에서 40대 계약직 노동자가 역시 새벽에 화장실에서, 10월엔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일용직 노동자가 퇴근 뒤 숨졌습니다.

    사인은 모두 심근경색으로 추정됩니다.

    유족과 노동자들은 잇단 죽음의 배경에 악명 높은 작업 관리 시스템이 있다고 지목합니다.

    쿠팡에선 한 사람이 1시간에 몇 개의 물건을 처리했는지를 'UPH'라는 수치로 측정합니다.

    각자 가지고 다니는 단말기에는 이 수치가 실시간으로 뜹니다.

    [쿠팡 동탄물류센터 근무자]
    "집품(물건 선별)하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합쳐서 5분에 한 번 씩은 (단말기를) 보는 것 같아요 최소. 좀 신경이 쓰이죠."

    이 수치가 낮아지면 하위 성과자들은 그 때 그때 공개적으로 호출을 당합니다.

    [쿠팡 안내 방송 (2018년 9월)]
    "속도 올려주세요. 다시 한 번 명단에 올라오시는 분들은 관리자들이 조치하겠습니다."

    [쿠팡 동탄물류센터 근무자]
    "마감 건 같은 경우, 특정 (노동자 관리) 번호 불러서 '이거 빨리 해주세요'라고 (방송을 해요)"

    하위 성과자는 재계약을 할 수 없고, 반면 상위 성과자는 인센티브를 받거나 계약직 전환이 유리하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설명.

    쉴새 없이 일하게 만드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쿠팡 노동자의 절대 다수가 일용직과 계약직이고, 코로나19 사태로 너도나도 일을 하려다보니 누구 하나 목소리를 내기 힘듭니다.

    [전주희/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
    "제대로 정부가 규제하지 않으면 거의 공룡기업이 된 쿠팡을 정부가 손댈 수 있을 것인가…"

    쿠팡 측은 "생산성 확인지표는 개인 업무량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노동자들은 원하는 대로 근무 일자와 업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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