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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밀·외도 사실까지…줄줄 새는 카카오맵

군사 기밀·외도 사실까지…줄줄 새는 카카오맵
입력 2021-01-15 07:34 | 수정 2021-01-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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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스마트폰으로 지도 어플 많이 쓰는데요.

    50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인 카카오맵을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줄줄 새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집 주소나 직장, 가족에 대한 정보는 물론, 개인의 외도 사실이나 군사 기밀까지 아무나 볼 수 있게 돼 있었습니다.

    김세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김 모 씨는 최근 카카오맵 음식점 리뷰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들 리뷰를 클릭했더니, 그 사람 집 주소는 물론 친구와 부모님 아파트 동 호수까지 줄줄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회사원 (카카오맵 이용자)]
    "(리뷰 작성자의) 댓글로 실명하고 집 주소 같은 것도 나오고요. 그 다음에 뭐 친척집 아니면 자기가 병원 다녔던 곳 이런 것도 나오고, 애들 유치원 같은 것도 나와 가지고, 아, 이건 애들한테 위험하지 않나..."

    카카오맵에서 음식점 리뷰들을 눌러봤습니다.

    리뷰를 쓴 사람이 저장한 주소 목록이 뜨고, 집 주소는 물론, 지인들 이름과 몇 동 몇 호까지 다 나옵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직장 동료와 상사 수십 명의 상세 주소는 물론, 본인의 출장내용을 적어둔 메모까지 보입니다.

    [개인정보 노출 이용자의 직장 동료]
    "그 정보 공개 허용 버튼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시고요. 어떤 경로로 유출 됐는 지 기억도 안 난다고 하시고요. 많이 당황하신 것 같고 놀라신 것 같아요."

    이번엔 한 병원 리뷰를 클릭했더니, 해당 사용자의 즐겨찾기에 군사기밀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작전부대 이름과 위치, 훈련진지의 위치도 있습니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맵을 켜니, 깊은 산 속으로 안내합니다.

    "산 앞에는 푯말도 없지만 이렇게 산으로 올라오니 카카오맵에 나온 군 진지와 실제 진지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길 좀 여쭐게요. 여기가 3** 대대예요?"

    [군인]
    "여기가 3** 대대예요."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이 정보를 저장한 사람은 현직 군 간부였습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부대진지 같은 경우에는 실제 상황이 되면 가장 먼저 거기로 이동을 해서 대형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요. 그 위치나 상황이 적이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거라면, 사실상 군 작전이라는 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민감한 개인정보도 공개돼 있습니다.

    한 식당 리뷰를 쓴 사람의 폴더를 누르니, 불륜을 저질렀던 장소, 심지어 성행위를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가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자녀들 학교나 직장까지 올려놔, 누군가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악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전국의 집창촌 주소를 저장해뒀는데, 본인 실명은 물론 자녀로 보이는 아이 사진까지 볼 수 있습니다.

    취재팀이, 카카오맵 장소 리뷰 가운데 400개를 무작위로 골라 확인해보니, 10% 넘는 42명의 사생활 정보가 훤히 공개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맵은 이들로부터 개인정보 공개 동의를 제대로 받았을까?

    카카오맵에 장소를 저장하려면 반드시 폴더에 넣게 돼 있는데, 폴더 제목을 입력하려고 화면을 누르자 자판 창이 튀어 올라, 정보 공개에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을 가려버립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처음부터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있어, 가려진 질문을 못 보고 확인을 누르면, 자신도 모르게 동의한 걸로 처리돼,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겁니다.

    [김모씨/회사원 (카카오맵 이용자)]
    "몰랐어요. 이게 다 공개되는 거는. 공개 비공개를 전혀 볼 수가 없게끔 되어 있더라고요. (자판에) 가려져 가지고 바로 올라가 버리더라고요."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카카오맵에 저장하는 정보는 장소일 뿐, 개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 설정을 공개로 해놓은 거라고 해명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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