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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모녀 "아파트도 예금도 사라졌어요"

지적장애 모녀 "아파트도 예금도 사라졌어요"
입력 2021-01-19 07:36 | 수정 2021-01-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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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와 딸이 자신도 모르는 새 재산을 조금씩 조금씩 빼앗겨 왔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이유 없이 살던 아파트를 판 뒤 반지하로 이사 당했고, 200만원도 안 되는 월 수입 중 100만원 넘게 보험료로 줄줄 새고 있는데, 먼저 이 모녀의 기막힌 상황 보시고, 누가 이 재산을 야금야금 가로챘는지로 이어가겠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양의 낡은 다세대 주택.

    엄마 56살 전 모 씨와 딸 30살 박 모 씨는 이 건물의 반지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이사를 간 모녀를 얼마 전 수소문 끝에 찾은 전 씨의 여동생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엄마 여동생]
    "이렇게 반지하에 사는 것도 그 때 처음 알았고 너무 기가 막혀가지고… 저를 처음 봤을 때 (언니가) '도와달라'고 울면서 막…"

    지능이 10살 정도인 지적장애인 모녀의 원래 집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79㎡(24평)짜리 아파트였습니다.

    친정에서 마련해준 집이었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엄마]
    "아파트 팔고 나서는 너무 울었어요 내가, 여기 이사오고 나서요… 내가 여기를 왜 사냐고, 이렇게 거지 같이 안 사는데…"

    넉넉하진 않았지만 단란했던 전 씨 가족의 삶은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남편이 3년 전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가족의 재산은 전 씨의 시동생이면서 남편의 친동생인 박 모 씨가 맡았습니다.

    박 씨는 형네 가족이 살던 아파트를 2억 5천만원에 팔도록 주선했고, 결국 집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팔렸습니다.

    월세 40만원의 반지하로 이사를 가게 된 건 이 때문이었습니다.

    재산관리인이라는 박 씨는 이후 조카의 신분증과 인감도장도 받아갔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 엄마 시동생]
    "그거(조카 신분증)를 왜 가지고 있냐면 우리 형수인데 '장애자'라고 '장애자'… 이 돈이라는 자체를 몰라 이거를…"

    모녀의 통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아파트를 판 돈 2억 5천만 원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대신 전 씨는 재산관리인인 시동생으로부터 매주 용돈으로 1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 형의 아들도 5천만원을 송금 받았습니다.

    [전 모 씨/지적장애 큰딸]
    "그냥 오빠가 "00야 카드를 줘. 오빠가 관리 해줄게." 그것만 알고 있어요."

    거액을 받은 당사자는 돈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박 모 씨/지적장애 엄마 조카]
    "저한테 좀 맡겨놓고 나중에 이렇게… 저기하면 관리 좀 해달라는 식으로 맡겨놨던 거거든요."

    그런데 통장에는 낯선 이름도 등장합니다.

    2천만원 넘게 빼간 사람은 보험설계사 홍 모 씨.

    이 가족이 최근 몇 년간 가입한 보험만 55개.

    모두 보험설계사 홍 씨에게 든 보험입니다.

    가입과 해약을 반복했고, 현재는 보험 16개가 남아 있습니다.

    [전 모씨/지적장애 엄마]
    (지금 보험을 몇 개 정도 드신지 아예 모르세요?)
    "네, 아예 몰라요. (보험료는) 매달 빠져나가요."
    (얼마가 빠져나가요?)
    "잘 모르겠어요…"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만 매달 백만원이 넘습니다.

    남편의 국민연금과 딸의 월급을 더하면 2백만원이 채 안되는데 가족 수입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고 있는 겁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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