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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질'로 부풀려서 빼돌린 아파트 관리비

'가위질'로 부풀려서 빼돌린 아파트 관리비
입력 2021-01-20 07:36 | 수정 2021-01-2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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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파트 관리업체 경리직원이 관리비 수억 원을 10년에 걸쳐 빼돌려 오다 입주민들에게 들켰습니다.

    안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지 수법이 대범했는데요.

    어떻게, 얼마나 빼돌렸는지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북 익산시에 있는 한 아파트, 최근 승강기마다 이런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17년 동안 일해온 한 경리 직원이 관리비 수억 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입니다.

    지난해 말, 주민 대표들이 공사비 집행 내역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고, 최근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소가 재작년 교체한 소방 배관입니다.

    주민들은 여기에 쓰인 교체 비용이 이중으로 집행된 내역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중 장부를 만들어 다른 직원들의 퇴직금에도 손을 댔습니다.

    재작년 4월까지 1년 3개월 일했던 경비원 서 모 씨.

    그런데 서류상으론 3년 넘게 일했다고 장부를 꾸며 퇴직금을 2백만 원 넘게 부풀렸습니다.

    근무기간 1년이 안 돼, 퇴직금 지급 대상도 아니었던 고 모 씨도 입사일자를 조작해 퇴직금 270만 원을 지급했다고 정산서를 꾸몄습니다.

    [박홍수/아파트 입주자대표회 감사]
    "보름에 걸쳐 장부 5년 치를 확인한 결과, 1억 9천만 원 정도...이제 10년 치를 보게 된 것입니다. 10년 치를 봤는데 3억 7천만 원이 나왔습니다."

    수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외부업체에 돈을 송금한 뒤, 관련 서류에 숫자를 오려붙여 차액을 현금화했는데 다른 글씨체가 포착되면서 수법과 횡령 액수가 들통났습니다.

    날짜까지 조작한 입금 확인증을 만들어 관리비를 이중으로 뜯어낸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해당 경리 직원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주민들 앞에서 횡령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지난 5년 동안 빼돌린 액수는 수억 원이 아닌 1억 9천여만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前 경리 직원]
    "아이 둘 키우면서 조금 힘들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쓴 거예요. 더하기를 해보니까 나도 놀란 거예요. 남아 있는 게 있으면 얼른 갚죠."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10년 넘게 해당 경리 직원에게 일을 시킨 아파트 관리업체에게도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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