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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매진돼도 적자 커져"…공연계, 고사 위기

[투데이 현장] "매진돼도 적자 커져"…공연계, 고사 위기
입력 2021-02-01 07:38 | 수정 2021-02-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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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우리 생활이 알게 모르게 변화해 가는 가운데 생계를 위협 받는 곳 또한 조금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자영업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크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가 바로 공연계입니다.

    표가 매진돼도 엄청난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데, 뮤지컬과 연극은 물론 음악 공연계까지 줄줄이 폐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동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친구의 음모로 약혼녀를 빼앗긴 채 14년 동안 감옥에 갇혔다 탈출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해 옥주현씨를 비롯한 뮤지컬계 초대형 스타들을 내세웠습니다.

    사전 제작비만 수십억 원을 들여 200명 넘는 배우들이 두 달 넘게 연습을 해왔지만 공연은 겨우 2주만에 중단됐습니다.

    [엄홍현/뮤지컬제작사 대표]
    "12월 달 매출이 공연 전체 시장에 50%를 차지하는거에요. 근데 그게 아예 다 날아가버렸죠. 하루 매일 5천만 원 이상 까먹고 있습니다. (대관료도) 저희가 통으로 렌탈을 다 했습니다 3월 7일까지 그게 매일 나가야 되는 돈들이에요."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공연장 방역 수칙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이 공연장의 1100개 좌석 가운데 판매 가능한 좌석의 수는 300개가 채 되지 않습니다.

    동반자는 함께 앉을 수 있지만 좌우측 옆 좌석을 비워야 하는 거리두기 1.5단계에선 70% 정도의 좌석을 판매할 수 있지만, 무조건 한 좌석을 띄워 앉아야 하는 2단계에선 50% 좌석만 팔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2.5단계가 시행된 뒤부터는 두 칸씩 띄어 앉기가 의무화되면서 판매 가능한 좌석은 30%로 뚝 떨어졌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좌석 판매율 70%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성민/뮤지컬 제작사 티켓운영팀장]
    "코로나 단계에 따라서 그 공연 자체가 취소되거나…티켓 판매를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고 (관객도) 예매를 했을 때 그 공연을 과연 볼 수 있을 것인가도 미지수고…"

    공연이 중단되자 스탭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생계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5년차 뮤지컬 배우 김재우씨, 2017년 데뷔한 뒤 조금씩 이름을 알려나가다 작년 3월 한 대형 뮤지컬에 코러스 조연 배우로 캐스팅됐습니다.

    하지만 제작 자체가 취소되면서 지금은 피자 배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오를 무대를 꿈꾸며 길거리에서도 연습을 하곤 하지만 현실은 막막합니다.

    [김재우/뮤지컬 배우]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진짜 내 꿈, 고향에서 올라와서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게 제 일상이었는데, 그 거를 하지 못한다는 재해 때문에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절망적이었어요."

    공연 스탭을 포함해 50명 이하 입장을 실시하고 있는 음악 공연계는 더 심각합니다.

    인디밴드 등 라이브 뮤지션의 산실인 소극장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폐업하고 있습니다.

    가수 신해철이 6년 간의 공백을 깬 뒤 첫 무대를 가졌던 홍대 브이홀은 지난 해 11월 폐업했고,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공연했던 클럽 에반스도 올해 초 문을 닫았습니다.

    홍대 스탠딩 공연의 메카로 불렸던 롤링홀 정도가 비대면 온라인 공연을 하며 버텨왔지만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
    "오늘 내일 하고 있거든요. 폐업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뮤지션조차도 대부분 이야기 하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다. 단계라도 한 단계 내려줬으면 그 다음에 뮤지션에 대한 정책이라도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대로 가다간 '홍대 문화'의 중심인 인디 밴드들의 공연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경록/밴드 '크라잉넛' 리더]
    "뮤지션들도 설 수 있는 무대가 굉장히 줄어들고 있죠. 축구 선수들이 자기가 연습하고 경기하는 축구장들이 사라지는 거에요. (팬들과) 소통을 해서 서로 위안을 얻고 그 에너지를 공유하는 게 저희 음악의 목적이기도 하거든요. 너무 아쉽죠."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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