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남북정상회담에서 원전의 '원'자도 안 나왔거니와, 사실 이 계획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게 정부 안팎의 통일된 의견입니다.
미국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데, '극비리 추진'은 소설이라는 얘기입니다.
타당한 의혹인지 나세웅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 리포트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USB로 북한에 건넨 40여 쪽 자료 어디에도 원전이란 단어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인영/통일부 장관]
"확인한 바로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내용 중에서 원전의 '원'자도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민주당 윤건영 의원 역시 남북 정상회담에서 원전 관련 협상은 전혀 없었다며, 원전 문제는 이전 정부에서 논의됐던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원전을 지어준다는 구상은 1994년 북한과 미국의 제네바 합의에서 시작합니다.
미국은 북한에 200만 킬로와트 발전능력의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고 북한은 핵 시설을 동결하기로 합니다.
기초 공사까지 했지만 2003년 2차 북핵위기로 건설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2005년 북한의 경수로 건설이 다시 추진됐지만, 이때도 남북이 아닌 6자회담을 통한 국제사회의 합의였습니다.
북한 원전에 대한 마지막 논의였습니다.
이후엔 북한의 거듭된 핵, 미사일 실험으로 오히려 유엔과 미국의 제재가 강화됐습니다.
감염병 예방 등 인도적 지원조차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
'한국형 경수로'의 원천 기술조차 미국이 가지고 있어 미국의 동의 없이 북한에 원전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그것도 극비리에 북한에 원전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당시 천영우 외교부 차관은 북한에 원전 단지를 건설하는 구상을 밝히면서 "북한 비핵화"와 "통일 이후"란 전제를 달았습니다.
북한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지난 2005년 이후 10여 년간 원전 건설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MBC 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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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나세웅
극비리에 원전을?…"불가능하고 요구도 안 해"
극비리에 원전을?…"불가능하고 요구도 안 해"
입력
2021-02-0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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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2-0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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