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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KT 노조 사찰…청와대에도 보고

MB 국정원, KT 노조 사찰…청와대에도 보고
입력 2021-02-16 07:35 | 수정 2021-02-1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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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명박정권의 국정원, 그 무차별적인 불법 사찰을 MBC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이번엔 국정원이 KT 노조 선거에 개입해서, 이른바 '강경파'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고,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도록 유도한 것을 과시한 내용입니다.

    청와대까지 보고됐는데요,

    이 문제를 집중 취재중인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십년 넘게 KT 해고노동자인 조태욱 씨.

    지난 2009년 KT 노조 선거와 민주노총 탈퇴에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해고 사유 중 하나였습니다.

    [조태욱/KT 해고자]
    "노조위원장 선거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말이 당시에 파다했었고. KT를 민주노총에서 탈퇴시킴으로 해서 민주노총에 타격을 주는데…"

    의혹은 11년 만인 작년 말에야 진실로 돌아왔습니다.

    조 씨가 국정원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아낸 'KT 노조의 민노총 탈퇴 추진' 문건.

    'KT노조의 민노총 탈퇴를 위해 임단협 타결 등을 유도해 노사 갈등요인을 제거했다'고 돼 있었던 겁니다.

    국정원은 또 '50개 지부장 선거에서 지지후보를 전원 당선시켜 탈퇴 기반을 구축했다',

    '탈퇴를 의결할 경우 민노총 세력 약화는 물론 IT연맹 붕괴도 기대된다'고 적시했습니다.

    당시 KT 노조위원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조 씨에 대해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들도 확인됐습니다.

    강성 조직인 '민동회'의 지원을 받고 있다, 휴가를 내고 전국지사 순회에 나서는 등 세몰이에 돌입했다,

    판세분석 결과 20% 내외의 득표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낙담했다는 등의 동향입니다.

    이같은 정보들은 당시 청와대까지 보고됐습니다

    심지어 국정원은 '당원(當院)', 즉 자신들의 지원활동 실태라면서 '민동회' 측 동향을 파악해 경쟁후보에게 주고, 이른바 온건 진영의 후보단일화가 무산되자 일부 후보들의 자진사퇴를 설득했다는 내용까지 자랑하듯 적었습니다.

    해고 11년째인 조 씨는 올해 정년인 환갑을 맞았습니다.

    [조태욱/KT 해고자]
    "한 달 전에 또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참…… 이루말 할 수 없죠. 가족들의 아픔은"

    MB정부 당시 국정원이 민주노총 탈퇴를 공작한 노동조합은 알려진 곳만 21곳, 상세한 사찰 내역은 여전히 국정원 캐비닛 안에 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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