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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겐 지옥인데"…어린이집 평가 'A급'

"아이들에겐 지옥인데"…어린이집 평가 'A급'
입력 2021-02-17 07:07 | 수정 2021-02-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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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사 두 명이 구속된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6명은 모두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정부가 학대가 한창이던 시기 이 어린이집을 현장 평가한 점수는 최고점인 A등급이었습니다.

    언제쯤 어린이집을 방문한다, 미리 통보하다보니 하나마나한 평가였던 겁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확인된 아동학대만 2백 차례가 넘는 인천 서구 어린이집.

    작년 11월 17일, 정부 평가인증 담당자 2명은 온종일 이 곳에 머물며 현장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당시는, 교사들의 학대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A씨/피해 아동 부모]
    "아이 눈에 플래쉬 비추는 거랑 거의 다 11월달에 있던 학대예요. 왜냐하면 12월엔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안 나가서…"

    [B씨/피해 아동 부모]
    "(어린이집을) 다니면서부터 한 11월 중순부터 좀 많이 이상해졌어요. 원래는 안아주려고 하면 뿌리치거나 그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손길을 막는다고 해야 하나?"

    당시 작성된 현장점검 보고서입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위협이나 차별 없이 대한다', '서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등, 교사가 아이들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평가하는 항목들 전부가 우수점을 받았습니다.

    교사가 놀이하는 아이에게 '잘 한다'고 말하며 격려 해준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따로 적어놨습니다.

    체벌 금지를 포함한 학대 예방 지침을 교사들이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이 날 이 어린이집은 최고점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사가 아이 허벅지를 밟는 등 학대했던 울산 동구의 어린이집.

    역시, 같은 점검에서 A등급을 받았습니다.

    이 현장 점검은 정부가 전국 3만5천여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3년에 한번 시행하는 평가 제도. 하지만, 평가 인원이 2백명도 안 되는데다, 방문 예정 주간을 한 달 전에 미리 통보하고 가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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