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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취미가 밥먹여준다"…'덕후' 전성시대

[투데이 현장] "취미가 밥먹여준다"…'덕후' 전성시대
입력 2021-02-22 07:38 | 수정 2021-02-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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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덕후' 일본어 '오타쿠'에 온 말입니다.

    제가 만든 것들입니다.

    과거엔 '취미'에만 몰두하는 '괴짜' 이미지가 강했지만, 요즘은 남다른 실력을 갖춘 전문가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취미를 직업으로 연결시킨 이른바 '덕업 일치'에 성공한 덕후들도 점점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정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핑에 몰두하다, 자신의 서핑 실력을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액션캠 '고프로'를 만들어 억만장자가 된 닉 우드먼입니다.

    [닉 우드먼/고프로 창업자]
    "열정적인 사람들이 쉽게 촬영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화성인이 되겠다는 꿈을 스페이스 엑스라는 기업을 세워 우주 산업으로 연결시킨 일론 머스크.

    평범한 일상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와 지식에 몰두해 세상을 바꾼 '덕후' 들입니다.

    덕후들의 활약은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합니다.

    K팝이 울려퍼지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

    스탠딩 석을 가득 메운 관객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모습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합니다.

    전 세계 21명 밖에 없는 레고 공인 작가 중 한 명인 김성완씨가 제작한 작품입니다.

    가로 길이만 500미터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도 김씨의 손을 거쳐 공조시스템에서 자동화 시스템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작품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대형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의 수는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부품의 수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부품의 수는 3만 개 수준, 부품의 종류는 100여가지에 달합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몇개월을 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직업으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점은 큰 보람입니다.

    [김성완/레고 공인작가]
    "어렸을 때 부터 장난감 만드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취미를 오래하다 보니까 커뮤니티를 오래하다 보니까 이런 모형을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게 됐습니다)."

    모바일 등 마케팅 수단의 발전과 첨단 기술의 대중화는 기존에 없던 분야에서 덕후들의 창업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요요 선수 윤종기씨, 더 많은 요요 기술을 구사하기 위한 열정은 완벽한 요요 개발에 대한 관심과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윤종기/와이제이요요 대표]
    "여기에서만 움직이는 기술을 하는 친구들은 작은 요요를 선호를 하고 동작이 되게 큰 기술을 좋아하는 선수들은 이런 넓은 요요를 선호해요."

    선수 생활의 노하우를 반영해 더 많이 돌 수 있게 설계된 윤씨의 요요는 점점 입소문을 탔고 수입품이 잠식하던 전문가용 요요시장의 판도를 국산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3D프린터로 제작을 시작한 어린이용 요요는 대중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 과제입니다.

    "내성적인 학생들이 이제 저희한테 요요를 배워서 말이 많아진다던가 밝아지는 모습을 본 경우가 있었고…"

    취미를 통해 창업의 꿈을 이루는 이런 덕업일치에 성공하려면 냉정한 판단력과 실력이 필요합니다.

    대형 레고 작품은 3D설계 능력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작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싼 부품을 쓰기 때문에 수익을 남기려면 재고 관리도 필수입니다.

    "실패를 했을 때 다시 그 부품을 부수어가지고 또 그 부품들을 다시 정리를 해야 하는 그런 시간 비용도 소비됐었고요. 제가 원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아니었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습득한 새로운 기술을 계속 선보이고, 일반인을 위한 영상을 꾸준히 올리지 않았다면 윤종기씨의 요요 사업 역시 개인의 취미에 그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요요를 하시는 분들도 요요 기술을 했을 때 전혀 다른 요요 기술을 할 수 있고 이제 거기에 따른 감동을 심어드리는 게 먼저예요."

    빡빡한 회사 생활을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승부를 건 '덕후'들, 성공한 덕후들의 뒤에는 치열한 열정과 노력이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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