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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음 울리고 알림창 떠도…"총체적 부실"

경보음 울리고 알림창 떠도…"총체적 부실"
입력 2021-02-24 07:12 | 수정 2021-02-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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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주일 전에 북한 남성이 바다를 헤엄쳐 월남했는데, 그때 우리 군의 대응은 총체적 부실 그 자체였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감시 장비에 10번 찍힌 것도 모자라 상황실에 경보음까지 울렸는데도 몰랐다고 합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정동훈 기자가 그 상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 리포트 ▶

    북한 남성이 강원도 고성 해안가에 상륙한 건 지난 16일 새벽 1시 5분.

    이 남성은 해안가 철책을 따라 남쪽으로 4백 미터를 내려왔는데, 이 모습은 군 감시장비에 무려 5번이나 찍혔습니다.

    특히 3번째와 4번째는 상황실에 경보등과 함께 경고음까지 울렸습니다.

    심지어 북한 남성의 형체가 또렷하게 보이는 화면이 모니터에 팝업창으로 떴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실 간부는 전화 통화 중이었고 감시병은 오작동으로 판단해 화면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바로 닫아버렸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자주 뜨니까 자세히 안 보면 특별한 문제 없고 강풍에 그냥 뜨는 팝업이려니 하고 팝업 내린 걸로…"

    배수로를 통과해 3시간가량 국도로 걸어 내려오는 동안에도 CCTV에 3번이나 더 찍혔는데도 군은 전혀 몰랐고, 민통선 소초 앞 CCTV에 9번째로 찍힌 그제서야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국방부장관에게 보고가 올라간 건 최초 발견 이후 2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상황이 조금 위중하다고 판단됐으면 아마 금방 보고했을 텐데 그 상황을 아마 출퇴근하는 간부 정도로 생각을 해서 자기들끼리 조치하려고 했던 걸로 현재 보여집니다."

    북한 남성이 통과한 배수로는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지난해 배수로 전수조사 당시에도 누락돼 있었고, 오랫동안 방치된 철제 차단망은 반쯤 뜯겨져 나간 상태였습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우리 군의 기강이나 이런 부분이 미흡한 점이 많다. 경계의 어떤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노크 귀순', '철책 귀순', '오리발 귀순'까지.

    군감시망이 계속 뚫리고 있지만, 이번에도 군은 경계 시스템을 보완하겠다는 답변만 내놨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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