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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알린 벽안의 한국인…'딜쿠샤'와 돌아오다

3·1운동 알린 벽안의 한국인…'딜쿠샤'와 돌아오다
입력 2021-03-02 06:42 | 수정 2021-03-0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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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102년 전 3·1 운동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던 건 미국 기자 앨버트 테일러가 병원에서 숨겨나온 독립선언서 덕분이었습니다.

    그가 일제에 추방되기 전까지 한국에서 지냈던 집, '딜쿠샤'가 80년 만에 기념관으로 거듭났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3·1절 기념식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외국 여성.

    [제니퍼 테일러/故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우리에게 가장 급한 일은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3·1 운동을 처음으로 전 세계에 알린 미국 기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입니다.

    1919년, AP통신의 임시 한국 특파원이었던 테일러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침대 아래 감춰진 종이뭉치를 발견했습니다.

    3·1 독립선언서였습니다.

    [권순기/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
    "(앨버트 테일러가) 아들이 태어난 세브란스 병원 침상에서 독립선언서를 발견하고 일본 몰래 해외로 그 내용을 전했다고…"

    3.1 운동은 그렇게 3월 13일자 뉴욕타임즈에 세계 최초로 보도됩니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던 그는 서울 종로에 집을 짓고 '기쁜 마음의 궁전'이란 뜻의 '딜쿠샤'란 이름도 붙였습니다.

    하지만 일제는 그를 1942년 강제 추방했고, 집은 2005년 테일러의 아들이 다시 찾을 때까지 방치됐습니다.

    [김익상 교수/서일대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16년 전에 여기를 찾아왔을 때 낡아가고 무너져가던 건물과 지금 상태를 보면 너무 감회가 깊고요."

    귀신이 나오는 집으로까지 불렸던 딜쿠샤는 3.1운동이 일어난지 102년 만에 제 모습을 찾게 됐습니다.

    이곳은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가 기증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당시 테일러 가족이 살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시민에게 공개했습니다.

    '1923년 딜쿠샤'라고 적힌 정초석과 집 앞의 커다란 은행나무도 100년 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제니퍼 테일러/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할아버지가 매우 기뻐하실 거예요. 한국은 할아버지의 고향이었고,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늘 한국을 그리워하다 죽은 뒤에도 한국에 묻힌 테일러.

    조선 독립의 염원을 전 세계에 알린 그의 열정과 노고는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딜쿠샤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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