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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노렸나…규정 변경 전 '맞춤' 쪼개기

분양권 노렸나…규정 변경 전 '맞춤' 쪼개기
입력 2021-03-05 07:10 | 수정 2021-03-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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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LH직원들 땅투기 의혹으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사과했는데, MBC기자에겐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을 거다, 득 볼 게 없다'고 투기가 아니라는 식의 말을 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직원들은 법이 바뀌기 딱 6일 전에 마침맞게 지분을 쪼개는 신공을 발휘했는데, 일반인이 이게 가능했겠습니까.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MBC 기자에게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투기가 아니라는 뜻처럼 들립니다.

    정말 그럴까?

    시흥에 있는 5천 제곱미터 땅.

    LH 직원 5명이 함께 작년 2월에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사들인 다음 지분을 쪼갭니다.

    원래 세 필지였는데 우선 하나로 합친 뒤, 이번에는 4개로 다시 쪼갰습니다.

    하나에 1천㎡가 약간 넘는 크기입니다.

    이렇게 지분 쪼개기가 끝난 건 7월 23일입니다.

    이들은 왜 지분을 이렇게 쪼갰을까?

    엿새 뒤인 7월 29일.

    국토부가 신도시 보상 규정을 개정합니다.

    LH의 보상 제안에 받아들일 경우, 원래는 땅을 살 수 있는 권리만 줬습니다.

    그런데 규정을 바꿔 아예 아파트 분양권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크기가 1천㎡ 이상이어야 합니다.

    아파트 분양권은, 땅을 살 수 있는 권리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습니다.

    LH 직원들이 지분 쪼개기 덕에 챙길 수 있는 분양권은 1개에서 4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보상 규정이 바뀔 거라는 걸 LH 직원들은 미리 알고 있었을까?

    이미 몇 달 전부터 국토부와 LH가 이런 협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
    "2019년 9월에 이 얘기를 들었거든요. '협의양도인 주택특별공급' 관련된 얘기를…"

    LH는 보상 쪽 담당이었던 것 같은데요.

    변창흠 장관은 이들이 신도시 보상을 노린 게 아니라, 2025년 이후 민간개발을 염두에 두고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LH 직원들이 구입한 땅마다 빼곡히 심어져 있는 묘목.

    이건 민간 개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시기도, 방법도 절묘한 LH 직원들의 토지 매입. 하지만 변창흠 장관은 직원들의 해명을 더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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