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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 수돗물'에도…"집주인 동의 먼저"

'페놀 수돗물'에도…"집주인 동의 먼저"
입력 2021-03-05 07:29 | 수정 2021-03-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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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벌써 넉 달째 뜨거운 물만 틀면 독성물질 페놀이 나온다고 합니다.

    온수 탱크를 교체해야 하는데 주민 상당수가 세입자들이다 보니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구민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온수를 틀자 푸른색 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다른 집에서도 온수만 틀면 심한 악취가 나고 푸른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벌써 넉 달째 계속되는 현상입니다.

    급기야 15개월 여자 아이의 온몸엔 시뻘건 발진이 생겼습니다.

    온수를 사용하면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입주자]
    "아기도 몸에 한 번씩 발진 같은 게 났었거든요. 페놀 문제 알고 나서는 물을 데워서 썼거든요, 아기는."

    이 아파트 온수탱크에서 페놀이 검출된 건 지난해 12월.

    5차례에 걸친 수질검사 결과 온수탱크 8개 중 3개에서 독성 물질인 페놀이 검출됐습니다.

    탱크 한 곳에선 페놀 수치가 먹는 물 허용치보다 8배나 높았습니다.

    기준치 이상의 페놀이 나온 탱크 앞입니다.

    주민들은 3개월째 교체를 요구했지만, 바뀐 것은 없습니다.

    해당구청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하루빨리 온수탱크를 교체하라는 공문까지 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 대표들이 교체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17명 전원이 교체에 동의해야 하는데 5명이 반대해 안건이 부결된 겁니다.

    집주인들의 소송이 걱정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교체 공사에 들어가는 장기수선충담금을 함부로 썼다가 집주인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35년 된 이 아파트 입주자의 65%는 세입자들입니다.

    상수도사업소는 수돗물 자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없고, 해당 구청도 입주자들이 결정할 문제라 개입하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입주민들은 집주인들의 동의가 채워지기만을 기다리며 넉 달째 페놀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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