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만나 직접 주세요"…보이스피싱 현장 검거

◀ 앵커 ▶

요즘 보이스피싱은 어느 계좌로 얼마 보내라, 라고 하지 않고 전달책을 담당하는 사람을 보내서 직접 현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달책이 피해자에게 현금을 받는 이 범죄 현장을 MBC가 포착했습니다.

강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여수의 한 도로변.

잠복하던 경찰이 누군가를 분주히 쫓고 있습니다.

"그 사람 차가 몇 번이래? 그래 알았어."

"예 주임님, 차 움직일까요?"

길에서 포착한 한 여성이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 가져온 현금 봉투를 꺼내 옆에 있던 남성에게 건넵니다.

그 순간을 놓칠세라, 형사들이 뛰쳐 나갑니다.

"가, 나가."

이 여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속아 현금 6백만 원을 전달책에게 건네고 있었던 겁니다.

"이 돈 절대 보내시면 안 되고…"

경찰은 서둘러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를 먼저 넘겨 받습니다.

[피해 여성]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 끊어졌네. 빨리 비행기 모드로 바꿔.)

휴대전화에 몰래 설치된 '해킹 앱'이 작동하지 못하게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체했다간 보이스피싱 일당이 원격 조종으로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 여성은 대출금 6백만 원을 은행 직원에게 직접 전달해주라는 말만 믿고 나왔습니다.

[피해 여성]
(사기인지 모르고 주려고 했던 거 아니에요?)
"어… 네. 아 어떡해…"

이 여성은 전날 이미 현금 7백만 원을 한 차례 건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여성]
(또 혹시 돈 보낸 거 있어요?)
"아니요."
(없죠?)
"그건 그냥 대출 상환이어서 그건 이미 다 처리돼서 이상이 없어요."
(돈 보냈어요 또? 얼마 보냈어요?)
"그건 어제 보냈는데."
(얼마?)
"700만 원이요."

해당 은행에 연락했더니 실제로 상환된 돈은 전혀 없었습니다.

피해여성 : 얼굴 보고 (돈) 줬는 데요… 상환됐을까요?
(실제 은행직원 : 돈을 어디에 줬다는 걸까요?)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르면서 은행에선 송금이나 통장 개설을 까다롭게 바꿨습니다.

이를 피해 보이스피싱 조직은 현금을 직접 수금하는 방식으로 수법을 교묘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류일제/여수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여수로 가서 600만 원을 전달받아라… 그렇게 전달받고 광주에서 이 수거책이 출발을 한 거죠."

경찰은 금융기관에선 외부에서 별도로 만나 현금을 주고받지 않는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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