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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집 나가면 맹수…송아지 죽이는 들개떼

[투데이 현장] 집 나가면 맹수…송아지 죽이는 들개떼
입력 2021-03-22 07:38 | 수정 2021-03-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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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심을 활보하는 들개 떼의 모습입니다.

    가정집에 침입하거나 가축을 물어 죽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들개의 상당수는 버려진 반려견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버리는 동물들의 역습인데요, 윤성철 기자가 들개 포획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파주의 한 가정집에 어른 몸집만한 대형견 7마리가 한꺼번에 들이닥쳤습니다.

    마당을 유유히 활보하더니 집에 사는 고양이에게 달려들어 공격합니다.

    [정복주]
    여기서 (고양이가) 목을 내놓고 이 안에서 죽어 있더라고요.

    고양이 두 마리와 닭 한 마리를 물어 죽인 뒤 집안까지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집안에 손주라도 있었으면 끔찍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이죠. 유리 문이 안 닫혀 있었으면 바로 뚫고 들어가는 거죠."

    7마리 가운데 5마리는 등록도 안된 사냥개였습니다.

    목줄과 입마개 없이 들개로 변한 사냥견이 민가까지 습격한 겁니다.

    제주도의 이 한우 농가도 들개 6마리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갓 젖을 뗀 송아지 네 마리가 들개들에게 목을 물려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들개떼에 물려 죽는 가축은 한해 5백 마리가 넘습니다.

    닭이나 오리는 물론, 자신보다 몸집이 큰 소나 말 같은 대형 가축까지 닥치는 대로 공격합니다.

    [신동근/들개 목격자]
    "열다섯 마리가 노루를 잡는 것을 봤어요. 살아 있는 노루를 추적해서 잡더라고…"

    들개 상당수는 집에서 기르던 반려견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에게서 버려지면 들개가 된 뒤 '자연번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정운/동물구조 업체 관계자]
    "원래부터 들개가 어디 있어요. 산에 가서 유기시키고, 걔네들이 커서 들개가 되는 거죠."

    제주도의 동물보호센터에는 섬 곳곳에서 포획된 개들이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이날 하루 잡힌 개는 모두 35마리, 상당수는 목줄이 없는 들개입니다.

    "13kg, 한 살."

    야생에서 자연번식한 들개 새끼도 십여 마리에 달합니다.

    [김영중/동물구조업체 관계자]
    "야생화 되다 보면 애들이 기존의 반려견하고 달라요. 성향 자체가…새끼 때부터 물고 그러거든요. 저희도 물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도심도 예외가 아닙니다.

    들개 피해 민원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엽사를 고용해 마취 총으로 들개를 잡습니다.

    인천시는 들개 한 마리당 최대 50만 원의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들개 포획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동물보호센터 관계자]
    "일단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관리를 잘해도 계속 우리가 입양을 보내지 않습니까? 또 버리면 할 수가 없어요."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3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지난달 시행됐지만, 지난 1년 동안 개와 고양이 등 유기된 동물은 12만 마리를 넘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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