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발주한 설계공모전에서 누가 당선됐나 봤더니, LH 고위직 출신 전관들이 대부분을 싹쓸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형식만 공모일 뿐, 뒤에서는 검은 거래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국토지주택공사, LH는 건축설계 업계에서도 큰손입니다.
2020년 1년 동안 85건, 2천4백억 원 규모의 설계를 발주했습니다.
이 설계공모를 누가 따냈는지 찾아봤습니다.
설계를 따낸 건축사무소의 대표들 상당수가, LH 고위직 출신 전관들입니다.
[LH 출신 설계업체 대표]
"
[LH 출신 설계업체 임원]
"<입사는 언제쯤 하신 거예요?> 입사요? <여기 XX에요.> 2015년에 했죠."
응모 자격을 제한했거나 10억 원 이하의 소규모 발주를 뺀 61건 가운데 52건을, LH 고위직 출신, 이른바 전관들이 따냈습니다.
전체의 85%를 전관들이 싹쓸이한 겁니다.
국내 건축설계사무소는 모두 1만 1천 곳.
이 가운데 0.3%도 안 되는 30곳의 설계사무소가, LH 전관들을 내세워 LH 용역의 85%를 따냈습니다.
[LH 전관 영입 설계업체]
"오시기 전에 1개 붙었을 거예요 아마. O 대표님 오신 이후에 6개인가 7개인가 된 것 같은데."
LH의 설계공모는 7명의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 결정합니다.
이 7명 가운데 5명은 교수 같은 외부 심사위원이고, 2명은 LH 내부 직원들이 심사위원으로 들어갑니다.
전관의 역할은 바로 이 현직 후배들을 포섭하는 겁니다.
[LH 1급 출신 설계업체 대표]
"현직들한테? (응모) 들어갔으니까 좀 도와주라고 이렇게 전화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다른 사람은 안 하나."
LH의 내부 공모 지침은, 심사위원들과 설계업체 직원들 간의 사전 접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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