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된 문건은 노조 관련 내용만은 아니었습니다.
방송사 프로그램 진행자를 퇴출시키고 제작진을 좌천시키라는 문건, 진보단체들이 주도한 친환경 공정무역 상품에 대해 탄압을 지시한 문건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박 후보는 일절 보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또 한 번 모르쇠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어서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정원의 전방위적인 사찰은 진보단체들이 운영하던 친환경·공정무역 업체들까지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좌파단체들이 '웰빙' 열풍에 편승해 유기농 식품과 커피, 초콜릿 등을 팔아 투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소비자원이 이들 제품의 인증 여부를 일제히 점검하고, 광고발주 중단도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이 문건은 대통령실장과 정책실장, 정무수석과 민정수석 등에게 보고됐습니다.
취재 결과 적시된 업체는 '아름다운가게'와 '초록마을'로 확인됐습니다.
[한수정/'아름다운커피' 사무처장]
"저희가 하는 일을 써 놓고 이게 나쁘고 빙자하고 있다고 그러고 사업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써 있으니까 굉장히 떨리고 무서운 생각이 드네요."
취재진이 접촉한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실제로 석연치 않은 입점 중단 통보와 인증 검증 사례들이 있었다며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이 2010년 초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방송사 관련 문건입니다.
"종북세력 중추 제작진을 한직 배치 등 인사조치"하고, "정부 비판적인 장기 진행자를 최소 1명이라도 자연스럽게 '건전인사'로 교체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실제로 다수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와 연예인들이 하차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미화 (2017년 9월, 참고인 조사)]
"그때 트라우마가 사실 저한테 있어요. 그래서 오늘 이런 자리에 다시 선다는게 저로서는 몹시 괴롭고 힘든 상황이거든요."
이 문건도 청와대 정무수석, 그리고 홍보수석에게 배포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MBC가 이번에 입수한 문건들은 국정원 국익전략실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청와대가 수신한 사실까지 확인된 문서들입니다
그러나 박형준 후보는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 시절, 해당 국정원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또 박 후보 후임 정무수석이었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도 "본 적도 없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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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조명아
커피 팔아 투쟁자금?…친환경 업체도 사찰
커피 팔아 투쟁자금?…친환경 업체도 사찰
입력
2021-03-25 06:17
|
수정 2021-03-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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