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재료로 식품을 만들어 팔아온 식품공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심지어 유통기한 표시를 지우기까지 했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원도 횡성군의 식품 가공업체 창고.
유통기한을 넘긴 호두 상자가 쌓여있습니다.
창고 안이 오래돼 찌든 호두기름이 내뿜는 냄새로 가득합니다.
[식약처 단속반]
"아이고 냄새야, 이거 왜 이렇게 (기름) 쩐내가 이렇게 많이 나요? 냄새 한번 맡아보세요, 공장장님도…"
[적발된 A업체 관계자]
네, 쩐내가 나네요."
유통 기한을 길게는 1년 2개월이나 넘긴 미국산 호두 14톤을 팔려고 보관하다 적발된 겁니다.
오래된 호두의 기름냄새를 없애려고 호두를 물에 빨아 말린 뒤 가루 형태로 만들어 3톤, 2천6백만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적발된 A업체 관계자]
"((호두를) 물로 세척을 해서 건조하면 국민들이 드시는 건데 괜찮다고 생각하십니까?) 괜찮지 않죠. 폐기용 표시를 못 붙인 건 죄송한데요."
경북 영천의 또 다른 식품제조업체.
단속반이 상자를 열자 식빵에 푸른 곰팡이가 피어있습니다.
이렇게 곰팡이가 핀 식빵을 튀겨 '러스크'라는 과자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식약처 단속반]
"절단된 식빵을 보면 곰팡이가 엄청나게 피어 있잖아요? 그걸로 지금 만든다는 거예요, 이 바게트를?"
업체 측은 곰팡이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적발된 B업체 관계자]
"(일단 곰팡이가 피었다고 하면 그 식빵은 쓰면 안 되지 않습니까?) 네…(곰팡이가) 들어갔을 수는 있겠죠, 저희가 골라 냈겠지만…"
유통기한이 석 달 가까이 지난 포장 육개장 제품도 적발됐습니다.
원래 유통기한인 2월 표시를 시너로 지우고, 11월로 날짜만 다시 찍어 넣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조작된 육개장 제품은 강원랜드에 50개 정도 팔렸습니다.
[강용모 사무관/식약처 식품안전현장조사TF]
"시너나 휘발유로 유통기한을 지운 다음에 다시 표기를 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있으며 형사 고발을 병행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현장 점검한 결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팔거나 부적합한 원료를 사용한 업체 6곳이 적발됐습니다.
식약처는 적발된 업체들에 영업정지 처분을 하고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의 업체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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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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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식빵'을 과자로…'찌든내 호두'는 물 세척
'곰팡이 식빵'을 과자로…'찌든내 호두'는 물 세척
입력
2021-04-29 06:38
|
수정 2021-04-2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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