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은 균등하게, 경영권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 앵커 ▶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던 주식을 가족들이 어떻게 나눌지, 상속 비율이 공개됐습니다.

재산은 홍라희 씨와 3남매가 균등하게 나누되, 경영권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줬습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같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주식시장이 끝난 직후 일제히 공시를 띄웠습니다.

먼저 가장 덩치가 큰 삼성전자 주식.

총 20조 원이 넘는 주식을 균등하게 나눴습니다.

홍라희 씨가 6조 8천억 원어치,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과 두 여동생이 각각 4조 5천억 원씩 가졌습니다.

법정 비율대로입니다.

삼성물산 주식 7천억 원어치도 똑같이 나눴습니다.

그런데 유독 삼성생명 주식은 달랐습니다.

총 3조3천억 원 어치의 절반을 이재용 부회장이 가져갔습니다.

어머니 홍라희 씨는 상속받지 않았고, 두 여동생이 나머지를 2:1로 나눠 가졌습니다.

삼성생명은 물산-생명-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고리입니다.

삼성전자 주식의 7.5%를 갖고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주식을 몰아주면서, 이 부회장은 단숨에 10%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경영권이 강화된 겁니다.

[오일선/한국CXO 연구소장]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생명에 대한 지분을 다수 물려줌으로써 대외적으로 삼성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요."

경영권만 생각한다면,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을 전부 주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홍라희 씨와 두 여동생도 재산을 확보하고, 앞으로 삼성전자 배당금으로 상속세를 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변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재 국회에 제출된 보험업법 개정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절반 이상을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 주식을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가족들은 서울 용산세무서에 우선 2조 원의 세금을 납부했습니다.

나머지 10조 원은 5년에 나눠 내게 됩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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