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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세금 붓기?…우후죽순 음식사업

밑 빠진 독에 세금 붓기?…우후죽순 음식사업
입력 2021-05-07 06:19 | 수정 2021-05-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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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짜장면과 쫄면 등 인기 면 메뉴들로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 바로 인천인데요.

    최근 면 요리를 중심으로 한 음식문화를 사업화하겠다고 나섰는데 아쉬운 대목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박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9세기 말, 산둥반도에서 건너온 중국인들이 즐겨 먹다 우리 입맛에 맞게 개량된 한국식 짜장면.

    중국과 가까운 인천에서 시작돼 전 국민의 대표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1970년대, 주머니가 가벼운 노동자들을 위해 탄생한 세숫대야 냉면.

    커다란 그릇에 담긴 냉면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인천의 명물이 됐습니다.

    [송연하]
    "서울에서 왔어요. 맛있고 양도 많은 것 같아요."

    제면공장 직원이 실수로 면을 두껍게 뽑아 탄생했다는 쫄면도 인천이 고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준현/음식점 사장]
    "어르신들이 오셔서 옛날에 먹던 그 맛이라고…"

    이런 인천 면 요리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관련 전시관과 체험공간으로 구성된 '누들 플랫폼'이 최근 인천에 문을 열었습니다.

    짜장면과 냉면, 쫄면에 얽힌 뒷얘기를 살펴보는 공간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겁니다.

    [안시현/인천 역사문화해설사]
    "인천이 개항하면서, 또 6.25 전쟁 때 많은 희생을 겪은 도시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음식에 많이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면 요리 전문점을 입점 시켜 관광객도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은 주변 상인들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입니다.

    116억 원이 투입된 '누들 플랫폼'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입니다.

    상인들은 지역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각종 음식과 특산물 박물관처럼 세금만 쓰고 제 역할은 못할 거라고 주장합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음식점 사장]
    "만드는 것에만 급급해서 혈세(낭비)다 뭐다, 기관장이 바뀌면, 관심 없는 분은 그런 거 안 해요."

    실제 7년간 40억 원이 투입된 광주광역시의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사업의 경우 식당 15곳이 예산을 지원받아 문을 열었지만 기대와 달리 적은 유동인구에 코로나19도 겹쳐 절반 넘게 폐업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남양주의 태릉갈비 특화거리 사업, 인천 연수구의 송도유원지 음식문화거리 사업, 경기 의정부의 부대찌개 골목 사업까지, 상권을 살리려는 지자체들의 음식 관련 사업은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더 늘어나는 추세.

    치밀한 상권 분석과 유동인구 분석 없이 자칫 보여주기용 사업으로 세금만 낭비되는 게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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