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집 없는 서민들에게 싸고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는 것, LH의 가장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납니다.
그런데 공공 임대 아파트들의 관리가 엉망이고, 곳곳에선 비리 의혹까지 터졌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LH 임대아파트.
월세 13만 원에, 관리비는 별도로 매달 12만 원 정도 냅니다.
형편이 어려운 임대아파트 세입자들에게는 적은 돈이 아닙니다.
이 돈은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
이 아파트 관리업체의 청소경비용역 입찰 서류입니다.
6곳이 입찰에 참가해 가격을 써냈는데, 가장 비싼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경쟁 업체들보다 2천만 원 정도 비쌉니다.
값은 비싼데, 보유 인력과 장비는 오히려 꼴찌입니다.
알고 봤더니 아파트 관리업체의 자회사였습니다.
자기가 입찰에 부쳐놓고, 자기를 선정한 꼴입니다.
[오인승/LH 임대아파트 세입자]
"절반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들입니다. 정말 한 푼을 아껴야 되는 상황에 있는 분들이 1년에 2천만 원, 3천만 원의 관리비를 더 부담해가면서. 주민들에게 피해가 오는 거예요."
서울 강남의 또 다른 임대아파트.
이곳의 관리업체도 역시 청소용역을 자회사에 맡겼습니다.
경비원과 미화원의 국민연금 납부 명목으로, 매년 관리비에서 6백만 원 넘게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경비원과 미화원들은 대부분 60세 이상이라, 국민연금 직장가입 대상이 아닙니다.
내지도 않은 돈을 냈다고 하고, 관리비로 챙겨간 겁니다.
LH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임대주택 관리 계약을 할 때, 실제로 그 돈을 썼는지 다 따져서 정산하라고 정해놨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LH에도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LH의 태도에 더 화가 났다고 합니다.
[안용수/LH 임대아파트 세입자]
"더 이상 따지지 말아라. 그거라도 반환한 걸 감지덕지로 여겨라. 자꾸만 관리업체를 편들고 옹호해 주고."
LH는 입주민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LH 주거복지 담당자]
"관여를 하지 않죠. 이런 부분은 관리를 안 하죠. 그 둘 사이의 분쟁이 생길 수는 있어요, 임차인 대표. 그 부분에서도 저희가 특별하게 이런, 특히 관리비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관여를 거의 안 합니다."
문제가 생긴 임대아파트 관리업체들은 모두 LH가 직접 선정한 업체들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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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차주혁
임대아파트 곳곳 관리비 의혹…LH는 '나 몰라라'
임대아파트 곳곳 관리비 의혹…LH는 '나 몰라라'
입력
2021-05-07 06:38
|
수정 2021-05-0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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