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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대학교수의 실명 호소

"저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대학교수의 실명 호소
입력 2021-05-13 06:39 | 수정 2021-05-1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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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구의 한 대학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자신의 실명을 밝히면서 동료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려는 학교 측의 대응에 이 교수는 용기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남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입니다."

    "저는 강간 피해자입니다."

    영남대학교 김 모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료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고스란히 밝혔습니다.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에 벌어졌습니다.

    [김 모 교수]
    "다른 사람이 알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진짜 기를 쓰고 살았는데 지속적인 성추행이 있었고…"

    김 교수는 참다 못해 1년쯤 지난 작년 9월,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를 들은 보직 교수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김 교수]
    "(보직 교수가)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 증거를 가지고 있냐' 이런 식으로 무마하려고 하시더라고요. '시끄럽게 하려면 같이 갈 수 없으니까 당신이 나가라' 이런 식으로…"

    김 교수는 지난 2월, 가해 교수와 보직 교수를 각각 성폭행과 강요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가해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 교수]
    "(가해자를) 학생과 교직원으로부터 분리조치, 수업을 배제한다거나 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너무 제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힘들었고…"

    결국 김 교수는 사건을 덮을 수 없게 용기를 냈다며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직 교수 역시 사건을 무마하려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당시 보직 교수]
    "강요할 필요가 없었던 게 (김 교수가) 지금 피의자에 대해서 어떤 주장도 저한테는 한 적이 없거든요."

    영남대 측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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