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KPGA, 한국프로골프협회의 남성 간부가 상습적으로 동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 당했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직원이 열 명이 넘는데요.
무슨 일인지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KPGA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
3년 전 팀장에게 보고를 하던 중 당한 불쾌한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피해 직원 A씨]
"귓불을 만진다든가, 그때 짓는 표정이 있어요. 웃는 표정이 있는데, 그건 잊을 수가 없고. 제 자신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또 다른 직원은 지난해 6월 화장실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피해 직원 B씨]
"저는 소변을 보고 있었는데 제 엉덩이를 만지시더라고요. 옷을 입고 있었지만 촉감이 느껴지고, 기분이 되게 불쾌했고…"
비슷한 추행을 당한 남자 직원들이 무려 열 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협회에 알리기는 어려웠습니다.
하필 가해 팀장이 직장 내 성폭력 예방 업무 담당자였기 때문입니다.
[피해 직원 D씨]
"(저도) 한 집안의 가장이고 이걸 얘기하면 인사권에 대한 피해나 이런 게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다 최근 해당 팀장이 다른 비위 의혹으로 진상조사를 받게 됐고, 이를 계기로 피해자들은 협회에 성추행 사실을 처음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피해자들이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참다못한 피해자들은 경찰에 가해 팀장을 고소했습니다.
그제서야 협회는 이들을 분리하고 해당 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KPGA 협회장은 자신의 SNS에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면서도 "누군가 팀장을 모함했을지도 모른다"며 "피의자로 몰리는 팀장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공개글을 올렸습니다.
직원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피해 직원 C씨]
"인사보복이 됐든, 업무적 보복이 됐든 그에 대해서 제일 우려를 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오히려 문제 제기를 한 저희한테 책임 전가하고 비난을 하면서…"
협회 측은 "피해자들에 대한 인사 보복 조치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팀장은 MBC 측에 "서로 친한 사이라고 생각해 '힘내라'는 의미에서 엉덩이 등을 만진 적은 있다"면서, "친밀감의 표시였고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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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홍의표
간부는 상습 추행…협회장은 "모함당했을 수도"
간부는 상습 추행…협회장은 "모함당했을 수도"
입력
2021-05-2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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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5-2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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