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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영상'에 원장 3명 다 등장…조직적 '대리 수술'?

'10시간 영상'에 원장 3명 다 등장…조직적 '대리 수술'?
입력 2021-05-25 06:13 | 수정 2021-05-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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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찰이 수사중인 10시간 분량의 수술실 영상에는 인천21세기 병원의 대표 원장을 포함해 3명의 원장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행정직원들이 수술 부위를 절개해 놓으면 의사가 들어와 필요한 처치를 하고, 다시 행정직원들이 봉합을 하는 방식입니다.

    병원 전체가 대리수술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21세기병원의 지난 2월, 또다른 수술실 영상.

    엎드려 있는 환자가 척추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원의 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진료협력과장이 수술실로 들어옵니다.

    수술복을 갖춰입고, 환자의 몸 위에 멸균포를 덮습니다.

    준비를 마친 과장은 간호사로부터 수술칼을 건네 받은 뒤 절개를 시작합니다.

    수술 시작 1시간 뒤, 이 병원의 '진짜 의사'가 등장합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병원의 공동원장 A씨.

    A씨는 진료협력과장과 함께 수술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환자의 좌우로 선 두 사람, 의료용 현미경도 함께 보고, 수술 도구인 석션을 서로 주고 받으며 처치를 합니다.

    A 원장은 들어온 지 10여분 만에 수술실을 나갔고, 진료협력과장이 수술 부위를 꿰메는 봉합까지 마무리합니다.

    이 병원의 원장은 3명, 대표 원장을 비롯해 공동원장 A씨와 B씨입니다.

    MBC가 확보한 10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세 원장이 모두 등장합니다.

    그리고 병원 행정직원인 원무과장, 진료협력과장, 진료협력실장이 번갈아가며 대리수술에 참여합니다.

    때로는 행정직원이 2명, 때로는 1명이 대리수술을 합니다.

    정식 의사인 원장들이 혼자서 수술의 전 과정을 다 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행정직원이 절개를 하고, 원장이 필요한 처치를 하고 다시 행정직원이 봉합을 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동영상에서 환자에게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은 원장이 유일합니다.

    [대표원장]
    "0원장입니다. 이제 꿰매야 되니까 좀만 참으세요."

    행정직원들은 내내 침묵을 지킵니다.

    이렇게 되면 뒤를 볼 수 없는 환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술을 한 사람이 원장이라고 믿게 됩니다.

    인천21세기병원이 '대리 수술'을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은폐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직원들이 되게 능숙하게 분업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불법 대리수술을 하고 있거든요. 한 사람의 불법행위가 아니고 이 병원 전체가 관행적으로 해왔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

    제보를 한 내부 관계자는 "병원 직원들은 향후 취업 등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문제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식으로 직원들이 자주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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