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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 없이 수백 채…"위험해도 대박 기회"

큰돈 없이 수백 채…"위험해도 대박 기회"
입력 2021-06-09 07:06 | 수정 2021-06-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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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자기 돈 거의 안 들이고 수백 채 빌라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을 울리고 있는 이른바 '빌라왕' 중 한 명이 MBC를 직접 찾아왔는데요.

    그가 전해준 빌라왕이 된 과정을 들어보면 세금 걱정 없이 그 많은 집을 살 수 있게 해준 정부 정책의 구멍이 커보였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임대사업자 단체대화방, '단톡방'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19년 6월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에 나서면서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를 본격화하던 무렵입니다.

    [임대사업자 진 씨]
    "세금을 엄청 두드려 맞잖아요… 그때 한번 모여서… 대비책을 세우자…"

    단톡방 멤버는 11명.

    진씨와 이씨, 그리고 모친과 함께 892채를 소유한 빌라왕 김 모 씨, 여기에 전세금을 떼먹어 유명해진 세 모녀 사건의 어머니 김 모 씨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4명이 가진 집만 합쳐서 2천 채가 넘습니다.

    이들이 위기감을 느낀 건 그동안 누렸던 세금 혜택이 워낙 컸기 때문.

    MBC가 세무사에게 의뢰해 분석해보니 시세 2억 원짜리 빌라 500채를 보유할 경우 재산세는 원래 1억 4천만 원, 종부세는 17억 원 정도이지만, 임대사업자라면 재산세는 통상 절반 수준, 종부세는 한 푼도 안 냅니다.

    버스 운전사였던 진 씨가 7년 전 첫 빌라를 살 때 들인 돈은 3백만 원.

    [임대사업자 진 씨]
    "시내버스 20년 했어요. 전세가 분양가하고 비슷하게 맞춰지는 거예요. 300만 원 투자를 했거든요."

    무자본 갭투자에 세금도 거의 없다 보니, 빌라는 몇 년 안 돼 6백 채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한두 집씩 전세금을 못 줘 문제가 생겨도, 돌려막기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진씨가 세입자들 보증금을 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신 내어 준 액수만 282억 원.

    이 가운데 진씨가 갚은 건 1%인 3억 원뿐입니다.

    [임대사업자 진 씨]
    "20~30채 할 때 하고 말았어야 하는 건데, 많이 후회하죠. (세입자들이) 잘 해결하셔서 이 고난을 잘 이겨냈으면…"

    진씨는 후회의 뜻을 밝혔지만, 피해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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