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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가 말라죽는데…원인 모르고 떠넘기기까지

벼가 말라죽는데…원인 모르고 떠넘기기까지
입력 2021-06-11 06:17 | 수정 2021-06-1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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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포트 ▶

    모의 이파리 끝이 노랗게 말랐습니다.

    뿌리는 까맣게 썩어 분얼, 일명 가지치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고흥지역 해창만과 고흥만 간척지에 바닷물이 역류해 발생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겁니다.

    [김정율/고흥 해창만 농민]
    "(농사를) 50년 지었는데, 올해 같은 해는 없었어요. 올해에 특이하게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염해를 당한 농지의 면적은 어림잡아도 80 헥타르가 넘습니다.

    농업기술센터가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이 일대의 염분 농도를 측정한 결과, 최고 0.46%에 이르고 있습니다.

    벼가 자랄 수 있는 한계 농도가 0.3%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토지가 된 겁니다.

    급기야 일부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하고 재이양을 하기 위해 트랙터로 논밭을 갈아엎기 시작했습니다.

    [정종대/고흥 해창만 농민]
    "광합성 작용을 하지 못하고 식물이 죽어가기 때문에 결국은 썩어 갑니다. 죽는 것은 뻔한 일이고, 수확이 어렵다고 봐야죠."

    농민들은 방조제의 배수관문 노후화로 바닷물이 유입돼 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염해가 발생한 직후 고흥군은 부랴부랴 배수관문 교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고흥군은 근본적인 원인이 배수관문 노후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흥군 건설과 관계자]
    "농업축산과나 농업기술센터 쪽으로 문의를 해보세요. <농업기술센터에서 이쪽으로 전화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여기는 사업부서에요."

    [고흥군 농업축산과 관계자]
    "그런 쪽의 분석은 사실상 건설과에서 해야지 맞죠. 우리 농업축산과가 어떻게 하라고 하면 저희도 난감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염해 피해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관계 부서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원인 규명은 커녕 보상조차 받지 못한채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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