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주 토요일 저녁, 음주 상태였던 주한 미군 소속 군무원이 서울 홍대 앞에서 주차 관리원을 폭행했습니다.
영어로 소통이 안 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의 한 공영주차장.
건장한 체격의 외국인 남성이 주차 관리 직원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더니 바닥에 내리꽂습니다.
"어~ 미쳤어."
바닥에 쓰러진 직원의 얼굴도 손바닥으로 내려칩니다.
주변에 있던 시민 여러 명과 동료 직원이 달려왔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말리는 한 시민을 밀치기까지 합니다.
[폭행 피해자]
"계속 욕만 하는 거예요. 화내면서 계속. 붙들고 도망가지 못하게 계속 잡고 있으니까. 그러다가 그냥 업어치기 당한."
앞서 이 외국인 남성은 주차장에 오더니 50대인 피해자를 한참 쫓아다니며 영어로 뭔가를 말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듣기가 힘들어 "영어를 못한다"고 답했더니 느닷없이 때리기 시작했다는 게 피해자의 설명입니다.
[폭행 피해자]
"(가해 남성이) 와 가지고 갑자기 뭐 외국말로 저한테 뭐라고 막 하길래, 제가 영어를 잘 못하니까 ‘몰라요. 영어 못해요'했더니 갑자기 그냥 업어치기 한 거예요 저를."
이 외국인은 주변의 제지로 폭행을 멈춘 뒤에도 한동안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위협적인 몸짓을 합니다.
이후 그대로 현장을 벗어나려다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20대 초반인 이 남성은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주한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직원이었습니다.
[피해자 동료 직원]
"굉장히 기분 나쁘죠. 함부로 우리나라 사람을 이렇게 홍대 한복판에. (자기 아버지뻘 되는 사람을 업어치기 대낮에 한다는 게 말이 돼요?)"
주한미군은 한미 주둔군 지위 협정 SOFA에 따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주한 미군에 1차 재판권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도 SOFA 규정 대상자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허리를 다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원 치료 중인데, 가해자가 주한 미군 소속이라
제대로 처벌받지 않을 까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폭행 피해자]
"자기한테 뭐 불이익이 안 간다, 하면 또 할 거 아닙니까. (주차관리 직원들은 규정상) 어떤 상황이 닥치면 우리가 먼저 물러서야지 다가갈 수 없는… 우리가 당할 수밖에 없어요."
경찰은 우선 주한미군대표단과 협의해 이 남성을 폭행 혐의로 조사한 뒤 검찰로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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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고재민
술 취한 미군 군무원, 주차원 폭행한 까닭이?
술 취한 미군 군무원, 주차원 폭행한 까닭이?
입력
2021-06-15 07:28
|
수정 2021-06-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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