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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없는 물류센터…가혹한 쿠팡의 노동환경

에어컨 없는 물류센터…가혹한 쿠팡의 노동환경
입력 2021-06-22 07:22 | 수정 2021-06-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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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수백 명이 24시간 일하는 곳인데도, 에어컨도 없고 난방 시설도 없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화재는 선반마다 놓여 있던 멀티탭에서 시작됐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은 이 멀티탭이 24시간 선풍기를 돌리기 위한 거라고 했습니다.

    [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여름에 열기가 대단하거든요. 계속 선풍기를 돌려요. 선풍기를 끌 수가 없어요."

    쿠팡 물류센터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에어컨은 사무실에만 있습니다.

    축구장 15개 크기, 수백 명이 모여서 24시간 일하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더워서 쓰러집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당이 떨어져서 확 주저앉았어요. 포도당 캔디인가? 그거 먹인 다음에 그냥 그 친구 조퇴시켰어요."

    한겨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영하 11도의 강추위였지만, 쿠팡 측이 준 건 핫팩 몇 개가 다였습니다.

    [쿠팡 사망 노동자 친언니]
    "거기는 다 추워요. 패딩 다 입고 오고. 발열 조끼라든가 그런 거 줬으면 도움이 될까?
    핫팩은 뭐 도움 별로 안 된 거 같아요."

    ==============================

    쿠팡의 노동환경은 왜 이렇게 가혹할까?

    쿠팡은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같은 경쟁자들을 꺾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 7천억 원으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적자도 함께 불어나고 있습니다.

    [김연학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물류에 투자가 많이 들어가잖아요. 인력이라든지 땅이라든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를 적게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1등만 살아남는 플랫폼 전쟁.

    배송비나 상품가격은 올릴 수 없습니다.

    대신, 인건비와 노동환경을 희생시킵니다.

    [임일 /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만약에 쿠팡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작업자들의 복지에 신경을 쓰고, 냉난방도 다하고 근무시간 적절히 하고 이렇게 하면 원가가 올라가잖아요. 고객을 잡아둘 수가 없는 거예요."

    쿠팡 탈퇴 운동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한 소비자는 "새벽 배송과 존엄한 노동환경이 함께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동안 외면했다"는 성찰의 글을 남겼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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