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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째 전우들 기리며 기도…백발이 된 '소년병'

47년째 전우들 기리며 기도…백발이 된 '소년병'
입력 2021-06-28 06:15 | 수정 2021-06-2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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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6·25 전쟁의 아픔은 7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17살에 참전해 홀로 살아남은, 이제는 여든 노인이 된 소년병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함께 전쟁에 나갔다가 숨진 전우 소년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50년 가까이 매일 기도를 하고 있는 백발의 소년병을 김서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경북 칠곡 다부동전투.

    밀려내려오는 북한군을 우리 국군이 저지하면서 마침내 낙동강 전선이 구축됐습니다.

    당시 17살, 중학생이었던 박태승 할아버지도 소년병으로 이 전투에 참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투에서 적에게 밀려 후퇴해야했고 이 과정에서 홀로 남으로 내려왔습니다.

    그 때의 아픈 기억은 7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박태승 (88살)/6.25전쟁 참전 소년병]
    "국군 병사 하나가 부상을 당해서 나무 밑에 신음을 내고 있는데, 아무리 잘 봐도 15살밖에 안돼 보였어요.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서 '같이 가'…"

    이렇게 6·25 전쟁에 참여했던 소년병의 이름과 군번이 적힌 명부.

    매일 새벽 박 할어버지는 전우들의 넋을 달래는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벌써 47년 째.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기도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전쟁통에 가족이 겪은 슬픔도 할아버지의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박 할아버지가 입대한 이틀 뒤, 형이 입대했는데, 5개월 뒤 형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부모님은 평생 죽은 형을 가슴에 묻은 채 고통스럽게 살아야 했습니다.

    [박태승 (88살)/6.25전쟁 참전 소년병]
    "내 마음이 내 자신을 용서를 못해. (내 어머니처럼) 가슴에 자식을 묻고 사는 어머니들이 저 세상에서라도 마음이 편하도록… "

    할아버지처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0대 소년병은 2만 9천여 명.

    이중 2천 5백 명은 전쟁을 치르며 숨졌고, 이제 살아있는 소년병은 2천 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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