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NOW 에서는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한 판타지 웹툰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을 뺀 글로벌 조회 수만 720만 건을 넘겼는데, 해외 소설이 원작 같은 배경과 내용인데 한국 작가가 쓰고 만든 인터넷 만화, 웹툰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웹툰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른바 'K웹툰' 산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NOW 지금 시작합니다.
오늘은 관련 내용 취재한 보도국 정동욱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동욱/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 ▶
흔히 우리가 한류라고 하면, 과거 MBC 드라마 '대장금'처럼 지극히 한국적인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 이런 말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그런 구분이 좀 무의미해졌다‥이런 분석들이 나오는 모양이네요?
◀ 정동욱/기자 ▶
그렇습니다. 조금 전 소개한 웹툰은 '상수리나무 아래'라는 제목의 순수 한국인 작가가 쓴 웹툰인데, 가상의 땅 웨던 왕국이란 곳에서 한 공작의 말더듬이 딸과 천민 출신의 하급 기사의 '선 결혼 후 로맨스'를 그린 내용입니다.
웹툰의 소재와 제작엔 국경도 국적도, 시공간적 제약이 없다는 거죠.
낮은 제작비로 빠른 배포가 가능하고, 캐스팅의 부담이 없는 만화의 특성상 나라도, 인종도 역사적 배경도 걸림돌이 되지 않다 보니 다양한 변주, 변화가 가능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겁니다.
◀ 앵커 ▶
만화, 그러니까 웹툰도 과거 영화나 드라마처럼 배경과 주인공을 그 지역에 맞게 바꿔서 만드는, 일종의 리메이크 산업을 이끌고 있다면서요?
◀ 정동욱/기자 ▶
네, 그렇습니다.
동서양 문화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만 재밌으면 글로벌 어느 지역에서나 통한다는 뜻입니다.
몇 년 전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웹툰 '이태원 클라스'는 일본에서는 '롯본기 클라스'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고 있고요.
서양 귀신인 '좀비'를 조선 시대 왕궁을 배경으로 풀어낸 웹툰 '킹덤'은 드라마로 제작됐는데요.
해외 온라인 몰에서 조선시대 '갓'이 팔릴 정도로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웹툰 '승리호'도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돼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만화를 해당 지역에 맞게 배경과 인물만 조금 바꿔서 만화로 다시 만드는 이른바 리메이크 산업만 흥하는 게 아니라, 만화를 영화로도 만들고 드라마로도 만들고,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가 가능해진 거군요.
◀ 정동욱/기자 ▶
맞습니다.
웹툰이 다른 지역 만화나 드라마, 영화의 원작으로서의 가치, 오리지널 콘텐츠로서도 주목받고 있는데, 최근엔 또 반대로 콘텐츠 변환의 수단으로서도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다른 형식의 제작물을 만화로 바꾼다는 건가요?
◀ 정동욱/기자 ▶
그렇죠, 기존의 인기 영화나 드라마를 '웹툰'으로 제작하는 건데, 이른바 '웹투나이즈'라는 산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MBC의 납량 특집 드라마 'M'을 현대화시킨 드라마로 다시 만들려면 배우 출연료에 세트 제작비, 특수효과에 엄청난 비용이 들겠죠.
하지만 웹툰은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작에서 배포까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변형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대장금' 같은 드라마를 유럽의 왕국 이야기로 바꿀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관련 업계에서 이런 스토리 컨텐츠, '지적 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소리 없이 치열하게 진행 중입니다.
◀ 앵커 ▶
이런 한국의 웹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거죠?
◀ 정동욱/기자 ▶
기존의 종이 형태의 만화, 만화책 하면 떠오르는 게 망가, 일단 '일본'이죠?
서구 지역에서는 '월트디즈니'나 '마블코믹스'를 생각하게 되는데요.
다행히 이 웹툰 시장에선 우리 기업들의 위상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다음 웹툰이 2003년, 네이버 웹툰이 2004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일본의 경우에는 대형 출판사인 코단샤가 2014년에야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보다 10년 이상 늦은 거죠.
전 세계 만화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에서 1~3위 웹툰 플랫폼이 모두 카카오와 네이버 등 한국 기업의 계열사입니다.
◀ 앵커 ▶
지금 얘기한 건 점유율, 그러니까 많은 사람이 한국 기업의 플랫폼으로 웹툰을 접하고 있다는 건데,
그런데 수익률, 국내에선 흔히들 웹툰은 무료다 이런 인식도 강하단 말이죠. 어떻게 돈을 버는 건가요?
◀ 정동욱/기자 ▶
그 점도 K웹툰 기업의 강점인데요, 수익화 모델이 안정돼 있다는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국내 주요 웹툰은 '기다리면 무료'라는 독특한 과금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무료로 10회를 보여주고, 다음 회 차인 11회를 보려면 하루를 기다리면 다음 날에는 또 무료로 볼 수 있는 구조죠.
◀ 앵커 ▶
그러면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 아닌가요?
◀ 정동욱/기자 ▶
그런데 한번 보게 되기 시작하면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거죠.
돈을 지급하고서라도 다음 화를 보게 되는데, 그 금액이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회당 200원, 300원 정도거든요.
하지만 공급 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회원이 10만 명 100만 명 넘어가면 액수가 상당해지는 겁니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두 곳의 웹툰 거래액만도 2조 원이 넘습니다.
◀ 앵커 ▶
해외에서도 이런 과금체계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건가요?
◀ 정동욱/기자 ▶
이런 웹툰 회사들, IT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잖아요,
현지 상황에 맞춘 과금 구조로 전환도 상당히 빠릅니다.
최근 선보인 '만타'라는 앱은 구독서비스에 익숙한 북미 고객에 맞춰서 넷플릭스처럼 월 정액의 구독료를 받는 대신 수만 건의 웹툰을 제공하는데, 서비스 시작 네 달 만에 북미 만화 앱 분야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이런 한국의 웹툰, K웹툰 산업을 보고 외국에선 한국판 '디즈니'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던데,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요?
◀ 정동욱/기자 ▶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9조 원인데, 영화 시장이 50조 원, 게임 시장이 180조 원보다는 아직 미미한 수치인데요,
하지만 영화나 게임과 달리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시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최근에 네이버가 미국의 왓패드란 웹 소설 플랫폼을 6천6백억 원에, 카카오가 1조 원 이상을 들여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한 점도 이런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과감한 투자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오늘은 세계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웹툰, K 웹툰 시장의 현황과 전망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재택플러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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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재영, 정동욱
[재택플러스] 한국판 디즈니 나오나…K웹툰의 진화
[재택플러스] 한국판 디즈니 나오나…K웹툰의 진화
입력
2021-07-06 07:42
|
수정 2021-07-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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