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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도 복지인데…사각지대 놓인 홀몸어르신

에어컨도 복지인데…사각지대 놓인 홀몸어르신
입력 2021-07-26 06:17 | 수정 2021-07-2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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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기록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여름, 고독하게 불볕더위를 겪고 있는 홀몸 어르신들의 여름 나기가 걱정됩니다.

    이런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에어컨을 달아주는 복지사업도 생겼지만 여전히 선풍기로만 버티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낡은 주택에서 홀로 사는 변 모 할머니.

    일흔다섯 평생 처음 갖게 된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마루에 앉아 한글 공부를 합니다.

    지자체가 이달 초 창문형 에어컨을 무료로 달아준 덕분에 올여름은 한시름 덜게 됐습니다.

    지병으로 바깥 활동이 쉽지 않아, 그동안은 선풍기 한 대로 더위를 버텨왔습니다.

    [변 모 씨 (75살)]
    "하루에 물 몇 번 끼얹었어 더워서 불편했지 뭐, 저녁에 잘 때 더워서 문 열어놓고 자고…"

    변 할머니처럼 올해 에어컨 복지혜택을 받은 기초생활수급 대상 홀몸 어르신은 충북에서만 93명, 전국적으로는 320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홀몸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원룸에 5년째 혼자 사는 이건전 할아버지는 찜통 같은 집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집안 온도는 34.8도.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한 달 전엔 더운 열기라도 내보내려 환풍구를 직접 달았습니다.

    [이건전(75살)]
    "35도까지가 고비예요. 35도 좀 넘으면 견디기 힘들어요. 돈 때문에 (에어컨을) 달고 싶어도 그게 되나요."

    노령연금 30만 원이 한 달 수입의 전부 다 보니 에어컨 사는 일은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배 모 씨 (85살)/청주시 청원구]
    "뜨거워서 아무것도 못 해. 여기를 다니지를 못해요 너무 뜨거워서. (에어컨도) 내가 못 사고 그냥 선풍기만 쓰는 거야."

    폭염은 3년 전 자연 재난으로 분류될 만큼, 점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차은녀/충청북도 기후대기과 기후변화팀장]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보는 게 취약계층이거든요. 100% 모든 분들한테 해주면 좋은데, 예산이라든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보니까…"

    지방자치단체들이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폭염 피해 예방 대비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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