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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지났지만…바다 밑 잠든 '이야포 사건'

71년 지났지만…바다 밑 잠든 '이야포 사건'
입력 2021-08-04 06:17 | 수정 2021-08-0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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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들이 희생된 '노근리 사건'과 비슷한 일이 전남 여수 안도의 이야포에서도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71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한 사건 경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여수시 안도의 이야포 앞바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8월, 부산에서 출발한 피난선이 침몰해 지금까지 잠들어 있습니다.

    71년 전, 피난민이었던 이춘혁 씨는 이 배를 타고 이야포 포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미군 폭격기 4대가 날아와 갑자기 무차별 폭격을 시작했고, 이 씨의 부모님과 동생 두 명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춘혁/ 이야포 사건 생존자 (당시 16살)]
    "한 번 폭격하고 갔다가 조금 있다가 또 와서 폭격했어요. 그 바람에 (배에 탄) 사람들이 350명 중에서 150명이 희생됐습니다."

    정부는 살아남은 피난민들을 모두 배에 태워 다시 거제도로 보냈고, 시신과 피난선은 모두 불태워버렸습니다.

    지난 2010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당시 미군의 폭격이 불법적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사건과 관련된 문서가 부족해 가해 주체를 특정하지 못했고, 공소시효도 지나 유족들은 아무런 배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여수시는 지난 6월 위령 사업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추모 시설과 공간을 만들고, 진실 규명 작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희생자의 직계 가족들은 대부분 숨졌고, 남아 있는 자료도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엄길수/이야포 위령사업 추진위원장]
    "국가의 폭력인데, 억울하게 죽은 국민에 대한 한을 좀 풀어줘야 한다…우리 정부는 미국에 책임을 좀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할 사건에도 이야포 미군 폭격사건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지금이라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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