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충남 지역에 과수나무 줄기나 농작물의 즙을 빨아 먹어 고사시키는 '미국선녀벌레'가 급증해 비상입니다.
우리 기후에 적응한 데다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성충이 낳은 알이 산란해 본격 활동하는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조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충남 홍성의 한 과수 농가.
대추나무에 1cm 크기의 하얀 매미충인 미국선녀벌레가 잔뜩 붙어 있습니다.
옻나무와 뽕나무, 대나무 등 인근 야산의 나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나마 건너편 사과밭은 서둘러 방제를 한 덕에 아직은 피해가 크지 않지만, 일부 나무는 잎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고사했습니다.
[박석구/사과 재배 농민]
"얼마라고 못 하지, 보통 심한 게 아니니까. 지금이 최성기라 나뭇가지마다 가보면 다 붙었어요. 없는 데가 없어요."
예산의 한 아까시나무 집단 서식지에서도 미국선녀벌레에 의한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분비물을 잎에 떨어뜨려 광합성을 막기 때문에 까맣게 썩어들어가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하얀 왁스 물질로 생육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충남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올해 도내 미국선녀벌레 밀도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많은 곳은 수십 배 증가했습니다.
늦은 봄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눈에 잘 보이지 않다가, 여름부터 성충으로 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입니다.
성충이 낳은 알이 겨울을 나고 내년 봄부터 농경지나 과수농가로 대거 유입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최용석/충남농업기술원 해충연구팀장]
"이 곤충에 대한 온도 감응(기후적응)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거나, 또는 산란량이 급증해서 계속적으로 밀도가 증가해 왔다거나…"
농업기술원은 미국선녀벌레 성충 방제를 위해 마을 단위로 공동 대응해야 내년 농작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조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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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찬
조형찬
나무 죽이는 미국선녀벌레 '급증'…"내년 더 걱정"
나무 죽이는 미국선녀벌레 '급증'…"내년 더 걱정"
입력
2021-08-1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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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8-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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