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국방부는 "병영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해군에서 올해 3월부터 집단 따돌림과 폭행이 있었고, 피해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고재민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강감찬함에 배치된 해군 정 모 일병.
전신 화상을 입은 아버지를 간호하려고 휴가를 나왔다 지난 3월, 자가격리 2주를 거쳐 한달 만에 부대에 복귀했습니다.
코로나19로 군 내 휴가가 제한됐던 때라, 정 일병을 향한 눈초리가 따가웠다고 합니다.
[故 정 일병 어머니]
""내가 여기서 왕따인가봐" 그렇게 얘기를 해요. 전혀 그런 성격이 아니어서, "왜?" 그랬더니. "내가 휴가 갔다왔다고 그러나봐""
일부 선임병들은 "꿀 빨고 있다", "신의 자식이다"라며 정 일병을 대 놓고 따돌렸고, 근무중 실수를 하자, 선임 두명이 가슴과 머리를 밀쳐 넘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답답한 나머지 "제가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자 돌아온 건 "죽어버려라"는 폭언이었습니다.
정 일병은 폭행과 폭언을 함장에게 신고했지만, 보직만 바뀌었을뿐 가해자들과 계속 마추쳐야 했습니다.
결국 구토와 과호흡같은 공황장애 증상이 생기고, 자해 시도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하선 조치가 이뤄진 건 갑판에서 기절해 쓰러지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이후였습니다.
정 일병은 지난 6월 18일 끝내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족과 군 인권센터 측은 사망 두 달 반이 지나도록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주요 수사 대상자들이 인사조치 없이 청해부대 임무수행을 위해 출항해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은 관계로 소환 조사도 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해군은 "사망 원인과 유가족이 제기한 병영 부조리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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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고재민
해군 일병 극단 선택…'죽어버려라' 폭언까지
해군 일병 극단 선택…'죽어버려라' 폭언까지
입력
2021-09-0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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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9-0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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