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태국의 한 경찰이 마약 용의자에게 7천만 원을 뜯어내려고 고문하다가 용의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의 재산이 200억원이 넘고 40여 대의 고급 외제차를 모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 양손이 묶인 마약용의자가 경찰관에게 끌려옵니다.
잠시 뒤 들어온 또 다른 경찰관.
용의자에게 비닐봉지를 하나 더 덧씌운 뒤, 폭행하고 목을 찍어 누릅니다.
[경찰관]
"내가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말할래? 아님 더 고통받을래?"
신음하며 바닥에 쓰러진 용의자는 얼마 뒤 숨졌습니다.
사건 발생 3주 뒤, 공익 제보로 CCTV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제보를 받은 변호사는 경찰서장인 티띠산 우타나폰이 고문을 주도했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는 대가로 용의자에게 7천만 원을 뜯어내려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여론이 악화하자 경찰은 뒤늦게 수사에 나섰고, 하루 만에 자수한 티띠산 서장은 용의자가 마약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내려다 일어난 사고일 뿐, 뇌물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티띠산 우타나폰/전 경찰서장]
"내 경찰 인생에서 한 번도 부패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습니다."
방콕 포스트는 그러나 티띠산 서장이 당초 용의자의 사인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조작하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티띠산 서장의 자택 수색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1억짜리 호화주택에 살며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고급 외제 차를 무려 42대나 소유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동료들이 '조 페라리'라는 별명까지 붙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한 달 143만 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 티띠산 서장의 재산은 200억원이 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국민들은 범죄자에게 특혜를 줬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 기회를 주고, 최근 코로나19를 이유로 다른 재소자들에게 허용하지 않는 면회를 티띠산 서장에게만 허락했다는 겁니다.
태국에서는 경찰의 범법 행위가 비일비재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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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임소정
143만 원 월급에 재산 200억…부패 경찰에 태국 분노
143만 원 월급에 재산 200억…부패 경찰에 태국 분노
입력
2021-09-08 07:18
|
수정 2021-09-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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