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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야간노동자 심박수 재보니‥"잘 때도 일하는 몸"

쿠팡 야간노동자 심박수 재보니‥"잘 때도 일하는 몸"
입력 2021-09-28 06:44 | 수정 2021-09-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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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이제는 2시간 배송까지 나오면서 물류센터에서는 밤을 새야 하는 노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가 이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연세대 연구팀과 함께 확인해봤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제는 쿠팡의 상징이 된 거대한 물류센터.

    24시간 돌아가는 거대한 공장입니다.

    이곳에는 야간조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낮밤이 바뀐 채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1주일에 4일이나 5일 연속 밤에만 일하는 삶을,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이어갑니다.

    건강은 괜찮을까?

    [쿠팡 심야 노동자]
    "옛날부터 (수면 시간) 일지 기록을 대충 해놨었는데, 심야 노동하고 나서 잠을 못 자요. 이게 잔 것 같지 않은 건 기본이고요. 수면 시간 자체가 줄었어요."

    수면 장애는 기본이고, 다들 아픈 데가 한 두곳씩 있습니다.

    [쿠팡 심야 노동자]
    "역류성 식도염."
    "<먹고 바로 자니까>"
    "응."

    [쿠팡 심야 노동자]
    "병원을 가면, 햇빛을 못 쐬어서 염증이 낫지를 않는다고."

    MBC는 쿠팡물류센터 노동조합,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과 함께 이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야간조 노동자들에게 장비를 달아, 이들의 심박수를 24시간 측정했습니다.

    먼저 일하는 9시간 동안 평균 심박수.

    가장 높게 올라간 날은 평균 97, 104, 그리고 112였습니다.

    일하는 9시간 내내 계속 빠르게 걷는 수준입니다.

    이건 평균일 뿐이고, 순간 최고 심박수는 120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야간노동이 끝나고 잠 잘 때 심박수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잠 잘 때 심박수가 일정하고 낮게 유지됩니다.

    휴식으로 몸을 회복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습니다.

    연 이틀 쉬고난 뒤 잠 잘 때 심박수는 45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야간 노동이 연일 누적되자, 심박수가 59까지 올라갔습니다.

    잠을 자는 것같지만, 실제로는 몸이 쉬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윤진하 교수/연세대학교 예방의학교실]
    "밤에 근무를 한 다음에 쉬는 날도 '몸은 일하고 있구나' 이런 상황입니다. 주무실 때도 온전히 회복 되지 않으니 과로가 누적되고 있다."

    특히 이미 치솟은 잠 잘 때 심박수가, 하루 쉬었는데도 떨어지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윤진하 교수/연세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안정시 심박동수가 10 정도 올라가면 뇌심혈관 질환 위험률이 50% 증가하는 거로 보고를 했습니다. 지금은 야간물류를 한 다음에 안정시 심박동수가 10에서 15까지 올라가는 걸 볼 수 있어요. 이것은 지금 굉장한 과로 상태다."

    연구팀은 이들의 심박수 변화로 볼 때, 하루 6시간 이상 일하면 몸에 무리가 간다고 추정했습니다.

    쿠팡 야간 노동자들의 야간 노동시간은 하룻밤에 9시간입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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