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부 음식점들이, 배달 주문이 한창 몰리는 시간에 주문이 뚝 끊긴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배달앱 업체에서 배달기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문을 아예 막아 버리기 때문이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관악구의 한 김밥전문점.
보통 30여건씩 주문이 폭주하는 저녁 시간입니다.
"배달의 민족! 주문"
그런데 오후 6시20분을 넘기자 갑자기 주문이 뚝 끊깁니다.
단말기의 주문창을 들여다봐도 들어오는 게 없습니다.
[A 김밥집 주인]
"안 들어오고 있잖아, 아예. 이제 저희는 여기까지 끝난 거예요. 그냥 6시 20분부터 여기서 그냥 손 놓고 그냥 있어야 돼요."
이상하다 싶어 배달앱으로 김밥 주문을 한번 시도해봅니다.
그런데, 앱에선 이 김밥집이 '준비중'이라고 표시됩니다.
공교롭게도 배달 거리가 길어질수록 주문 가능한 지역도 크게 줄어드는 겁니다.
[A 김밥집 주인]
"'배민원'(단건 배달)하는 데는 다 '준비 중'이에요. 싹 다 이 동네에 있는 사람들. 여기도 '준비 중' 걸려 있잖아. 손님 입장에서 여기는 가게 문 안 연 거예요."
저녁 때 주문 대부분이 몰리는 해물탕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준비중'이라는 메시지를 보고 '가게 문을 닫았냐'는 손님들의 문의가 쏟아집니다.
[해물탕집 주인]
"오늘도 전화 3통을 받았어요. '사장님, 영업 안 하세요?' 5시부터 8시, 8시 반까지 이렇게 저희가 보고 있는데요. 거의 막혀 있습니다."
업주들은 지난 6월 이후 이런 문제가 더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배달의 민족'에서, '음식을 단 한 그릇만 시켜도 빠르게 배달해준다'며 이른바 '단건배달'을 도입한 시기입니다.
취재진이 9월 한달, A 김밥집에 걸린 주문 제한 횟수와 시간을 조사해봤더니,
평균 2시간여씩 20차례, 영업일 기준 50% 넘게 주문을 제한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달의 민족'측은 주문이 폭주하면서 배달기사가 부족해 벌어진 현상이라고 해명합니다.
[배민 콜센터]
"라이더 수급 문제예요."
<라이더 수급 문제를 왜 업주한테 전가시키냐고요?>
"현재로선 개선될 수 있도록 따로 조치는 취할 수 없습니다."
배달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주문 자체를 막는 배달앱 업체들.
그런데, 그 시각 정말 배달기사들이 크게 부족한 걸까요?
'주문 제한'이 걸려 있는 저녁 시각, 주변에 대기 중인 배달기사 2명에게 직접 연락해봤습니다.
[배달기사 A]
"거리 제한 한다는 건 라이더가 없고 콜이 많다는 건데 근데 콜도 없어요.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배달기사 B]
"네네. (주문을) 아예 안 줘요. 아무런 콜이 안 들어와요."
배달기사들은 배달앱 업체가 거리에 따라 주문을 인위적으로 막는 건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의심합니다.
먼 거리 배달이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배민 측은 라이더를 추가 확보해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음식점 피해 등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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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저녁 피크타임에 배달 주문 뚝"‥'거리 제한'이 뭐길래?
"저녁 피크타임에 배달 주문 뚝"‥'거리 제한'이 뭐길래?
입력
2021-10-0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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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10-0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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