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6.25 전쟁과 어려운 형편 등으로 어린 시절 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일흔을 넘어 배움에 도전한 어르신들이 시화전까지 열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농번기 바쁜 시간을 쪼개야 하지만 한글 공부 재미에 푹 빠진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지긋한 나이에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글로 풀어냈습니다.
모두 일흔을 넘긴 어르신들의 작품입니다.
배움의 때를 놓쳐서, 교육 여건이 안 돼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일흔 넘어 처음 연필을 쥔 어르신들에게 한글 공부는 꿈이고 도전입니다.
[장춘월 (78살)/논산시 노성면]
"처음에 선생님이 이것 한글 가르치러 오신다 해서 좋았어요. 한글 공부해도 좋고. (먼저 간) 아저씨 생각도 안 나, 이제."
[신광협/논산시 한글대학 교사]
"어머니, 여기 자료 넣어놨어요. 밖에 나오셔서 이거 갖다가 책 좀 펴세요."
코로나19로 경로당에 모여 함께 하던 수업이 집에서 하는 자습으로 바뀐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배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정일엽 (84살)/논산시 노성면]
"코로나가 많이 물러나서 우리 많이 모여서 같이 놀고 공부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바람이에요."
국립국어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비문해율은 1.7%이지만, 70대의 경우 20.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광협/논산시 한글대학 교사]
"자신 있게 마을버스도 타시고, 병원에 가서도 이름도 정확하게 적을 수 있고 그 말씀을 하실 때 너무 보람을 느껴서…"
삐뚤빼뚤한 한글 속에 삶의 이야기까지 담은 어르신들의 시화 작품 200여점은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다음 달 5일까지 전시됩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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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태욱
일흔 넘어 배운 한글로‥어르신들의 '시화전'
일흔 넘어 배운 한글로‥어르신들의 '시화전'
입력
2021-10-11 07:27
|
수정 2021-10-1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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