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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사망 3년 지났는데‥발전소 '원청 갑질' 여전

김용균 사망 3년 지났는데‥발전소 '원청 갑질' 여전
입력 2021-10-13 06:48 | 수정 2021-10-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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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원청업체가 하청 노동자들에게 위험한 작업을 직접 지시하고, 사적인 일까지 요구하는 등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故 김용균 씨 사고가 발생한지 3년이 다 돼 가는데, 하청업체 직원들의 안전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에 있는 한국남부발전 하청업체 노동자인 A씨는 두 달 전, 배관 밸브가 손상됐다며 남부발전 측으로부터 점검을 지시받았습니다.

    단순 점검으로 알고 방독면도 없이 밸브를 열었는데, 염산가스가 분출됐습니다.

    당초 원청 직원들이 밸브를 염산으로 세척하던 중이라 내부에 염산가스가 가득 차 있었던 겁니다.

    [A 씨 부인]
    "호흡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라인에 염산 플러싱(세척) 작업을 했다라고 얘기를 하더래요."

    원청이 하청업체에 이같은 작업을 지시하려면 사전에 '작업요청서와 허가서'를 발행해야 하지만 남부발전은 이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A 씨 부인]
    "'그까짓게 뭐라고, 그냥 하면 되지' 이렇게 얘기를 했다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일상적이었나봐요."

    그런데 남부발전은 초기 보고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허가 및 작업지시 없이 단독 작업을 했다'며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국정감사가 착수된 뒤에야 남부발전은 '점검 지시'가 있었고, '작업요청서'를 뒤늦게 발행한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비슷한 갈등은 지난 5월에도 있었습니다.

    배관 내부에 바닷물이 차 있는 상황에서 남부발전 측이 밸브 교체를 지시하자 안전을 우려한 하청 노동자들과 충돌한 겁니다.

    [남부발전 감독]
    "공기가 바빠 죽겠는데 무슨 소리하노 지금. 밸브 오늘 중으로 취외(제거)해야 돼"

    [하청 노동자]
    "(펌프 용량이 적어서) 오늘 못 뺀다니까요"

    [남부발전 감독]
    "빼라니까!"

    두 사건에 모두 관여됐던 하청 노동자 A씨는 원청의 부당한 지시가 일상적이라며 항의하다 발전소 옥상에서 투신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또다른 중간관리자는 지난 7월, 하청업체 직원에게 '퇴근길에 고위 간부의 사택에 들러 에어컨을 점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에어컨이 안 되니 점검라라"는 요구였는데, 이 직원은 실제로 간부의 사택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이성만/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위원]
    "(하청 노동자는) 신분적으로 사실 불리한 입장이거든요. 무리하게 또 노동을 요구한다든지, 또는 어떤 민원사항에 대해서도 전혀 반응해주지 않는 그런 갑질의 행태들이 다 뭉쳐져 있습니다."

    이같은 '갑질' 논란에 대해 한국남부발전은 조사반을 꾸렸다며, 엄정히 처리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간부의 에어컨 점검은 발전설비와 무관한 만큼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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